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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송평인]중국 하루 확진자 3700만 명 vs 3049명

입력 | 2022-12-25 21:30:00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14일 “다른 검사로 코로나 양성 반응이 나왔지만 증상이 없는 사람들은 PCR 검사가 의무가 아니어서 무증상 감염자의 정확한 통계를 낼 수 없다”며 “오늘부터 무증상 감염자 통계를 내지 않는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가 중국 당국의 통계를 바탕으로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주 중국은 하루 평균 265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는 지지난주의 하루 평균보다 88%가 감소한 수치다.

▷중국 정부가 무증상자까지도 PCR 검사를 의무화했던 제로 코로나 정책의 완화를 발표한 것은 7일이다.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중국은 국민의 92.6%가 최소한 1회 이상의 백신 접종을 받았다. 그러나 그 백신은 중국산 백신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mRNA 방식의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이 아니어서 감염예방률이 크게 떨어진다. 이 상태에서의 방역 완화는 장기적으로는 몰라도 단기적으로 확진자의 급속한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외부로 유출된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회의록 자료에 20일 하루 코로나 확진자가 3700만 명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12월에만 중국 인구의 18%에 이르는 2억4800만 명이 확진됐으며 베이징과 쓰촨성의 경우는 절반 이상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그러나 중국 보건당국의 공식 집계에 20일 확진자는 고작 3049명이었다.

▷3700만 명 대 3049명은 차이가 너무 커서 둘 다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중국 정부의 교묘한 집계 때문에 감염 실태를 숫자로 확인하기는 계속 어려울 듯하다. 다만 방역 완화 이후 베이징 등 대도시의 화장장이 24시간 돌아가고 그 앞에 늘어선 영구차의 긴 줄이 줄지 않는다는 목격담에서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늘었으며 확진자는 그보다 훨씬 더 늘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중국 내 약국에서 감기약이 동났다는 보도에 이어 중국인들이 일본 등 이웃나라까지 가서 감기약을 구매하고 있다는 보도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코로나 사망자 비율은 중국이 1.18명으로 압도적으로 적다. 주요 20개국 중에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일본이 43.24명이다. 한국은 61.92명으로 5번째로 적다. 코로나가 다 끝나지 않아 이 수치는 아직 잠정적이다. 게다가 중국 같은 나라가 보고한 통계는 신뢰하기 어려워 예년보다 늘어난 초과사망자의 숫자를 구해 수정해야 한다. 중국이 그때도 1등일지는 이제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