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연 “1인당 업무량 15% 늘려야” 정부측 “내년 정원확대 적극 협의”
의대 정원 확대 없이 현재의 의사 배출 시스템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2030년 국내에서 부족한 의사 수가 1만4000명에 이를 것이란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35년이 되면 그 숫자가 2만7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25일 ‘전문과목별 의사 인력 수급 추계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사연에 따르면 의대 선발 인원과 의사 1인당 업무량을 지금 수준으로 유지할 경우 필요한 의료 수요 대비 2025년 5516명, 2030년 1만4334명, 2035년 2만7232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의사 부족 현상은 앞으로 예방 의학을 제외한 대부분의 진료과에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2035년 기준 내과, 소아청소년과, 신경과 등 내과계 의사는 총 1만42명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과, 정형외과, 산부인과 등 외과계는 8857명, 마취통증의학, 병리학 등 지원계는 7450명, 일반의는 1032명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예방의학과만 유일하게 150명 초과 공급이 예상됐다.
정부 안팎에선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6년부터 17년째 3058명에 머물고 있는 의대 입학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의료계는 의대 정원이 늘어나도 의사들이 의료 취약지에 가지 않고, 도시 지역에 집중돼 의료자원 수급 불균형 문제가 더 악화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2022학년도부터 10년에 걸쳐 의대 정원을 4000명 더 늘리겠다고 2020년 발표했다가 의사파업 등 의료계의 반발에 부딪혀 재검토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 당장 의대 정원을 늘려도 입학 이후 현업에 종사하기까지 약 12년이 걸리는 만큼 정원 확대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안정화되는 내년부터 의료계와 의대 정원 문제를 적극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