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주택자 내년 종부세 부담, 올해의 절반이하로 부부명의 1주택 등 법 개정 수혜 추경호 “1월 규제지역 추가 해제”
내년부터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 집 2채를 가진 이들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액이 올해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부부 공동 명의로 집 한 채를 가진 이들의 종부세 부담도 크게 줄어든다. 이 두 부류가 23일 국회를 통과한 종부세법 개정안의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부터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들은 중과세율(1.2∼6.0%)이 아니라 일반세율(0.5∼2.7%)을 적용받게 됐다. 예를 들어 서울 잠실주공 5단지(전용 82m²·공시가 22억7000만 원)와 대치 은마아파트(전용 84m²·공시가 20억2600만 원)를 가진 2주택자는 올해 종부세로 6381만 원을 내야 하지만 내년에는 3분의 1 수준인 1926만 원만 내면 된다.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가 적용받는 공제금액은 현행 공시가 12억 원에서 내년 18억 원으로 6억 원이나 확대된다. 공시가 18억 원은 시가로 22억 원 정도 된다. 부부가 공동 명의로 시가 21억 원짜리 집 1채만 가지고 있다면 내년에는 종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종부세 납부 대상자 122만→66만명
부부명의 1주택자 18억까지 공제
정부, 취득세 중과 완화도 추진
추경호 “내년 2월 국회에 법령 제출”
여야가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완화하는 내용의 종부세법 개정안을 국회 통과시키면서 내년 종부세 납부액수와 납세자 수 모두 올해보다 크게 줄어들게 됐다. 다만 ‘똘똘한 한 채’를 가진 일부는 예외적으로 종부세를 더 낼 수도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종부세법 개정으로 올해 122만 명이었던 종부세 납부 대상자가 내년에는 절반 수준인 66만 명 선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020년 66만5000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체 주택보유자 대비 종부세 납세 대상자 비율도 올해 8.1%에서 내년 4.5%로 감소한다.
○ 부부 공동명의 공시가 18억 원 주택, 종부세 ‘0원’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액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세율이 낮아졌을 뿐 아니라 내년 공시가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 공시가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공시가가 떨어지면 과세표준 자체가 낮아져 세금이 줄게 된다.
단독 명의로 주택을 보유한 1가구 1주택자들도 대부분 세 부담이 줄어든다. 예를 들어 공시가 12억 원인 주택을 단독 명의로 보유한 1가구 1주택자는 올해 종부세 30만2000원을 냈지만 내년엔 종부세 대상에서 빠진다.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기본공제가 올해 11억 원에서 내년 12억 원으로 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똘똘한 1채를 단독 명의로 가진 이들의 종부세 부담액은 소폭 늘어날 수 있다. 공시가 20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가진 A 씨는 내년 종부세 부담이 341만8000원으로 올해 330만 원보다 늘어난다.
○ 정부는 부동산 규제 추가 완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한 방송사에 출연해 “지금 (부동산 가격) 하락 속도는 굉장히 빠르다”며 “서서히 하향 안정화하면서 부동산 시장을 연착륙시키는 것이 정책 목표”라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만약 지금 발표한 조치를 몇 개월 시행해도 시장 흐름이 제대로 안착하지 않으면 거기에 대한 대응을 또 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경착륙이 계속되면 규제를 풀고 세금을 내리는 등 추가 조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