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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탈레반 “女, NGO 활동 마라”…아프간 활동 중단한 NGO 6개로 늘어

입력 | 2022-12-26 13:29:00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여성의 대학교육을 금지한 데 이어 여성들이 국내·외 비정부기구(NGO)에서 활동하는 것도 금지하자 아프간 활동을 중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NGO가 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세이브더칠드런, 노르웨이난민위원회(NRC), 케어(CARE), 국제구조위원회(IRC)에 이어 크리스천 에이드와 액션에이드도 아프간에서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크리스천 에이드는 성명에서 “당국이 금지 조치를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고, 액션에이드도 성명에서 “액션에이드는 더 명확한 지침이 나올 때까지 아프간에서의 활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이날 세이브더칠드런, 노르웨이난민위원회(NRC), 케어(CARE) 등은 공동 성명을 내고 “여성 직원 없이는 아프간에서 도움이 절실한 어린이, 여성, 남성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발표로 (당국의 지침이) 명확해졌다”면서 “남성과 여성 모두 동등하게 아프간에서 구호활동을 이어갈 것을 요구하고자 프로그램을 잠정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탈레반 정권은 전날 NGO에 보낸 통지문에서 “추가 통지가 있을 때까지 모든 조직에 여성의 활동을 중단하도록 지시한다”며 “해당 단체가 이 명령을 무시할 경우 활동 허가가 취소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해당 통지문에서 탈레반 정권은 국내·외 NGO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이 히잡 착용에 관련된 이슬람 율법을 지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유엔 인도주의 업무 조정국은 성명을 통해 “이 명령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듣기 위해 탈레반 지도부와 만날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며 “이러한 명령은 여성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인도주의 원칙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여성은 전 세계 인도주의적 활동의 중심”이라며 “이번 조처는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하는 구호활동을 방해한다”고 규탄했다.

EU도 탈레반 정권을 비판하면서 이번 조치가 구호 활동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트위터에 “아프간의 정치, 사회, 경제적 공간에서 여성을 말살하려는 개탄스러운 시도”라고 적었다.

앞서 탈레반 정권은 지난 20일 여성의 대학교육을 무기한 금지했다. 네다 모하마드 나딤 고등교육부 장관은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여성의 고등 교육 중단 명령을 이행할 것을 알린다’는 내용의 서한에 서명했다.

탈레반은 지난해 8월 아프간을 재점령한 뒤 여성 탄압 정치를 이어오고 있다. 1기(1996~2001년) 체제 때와는 달리 여성의 노동, 교육, 보건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대부분 공립학교에서 중·고등학교 여학생의 등교가 금지됐고, 여성이 취업할 수 있는 곳도 학교와 병원 등으로 제한됐다. 또한 탈레반은 대학 입학시험에서 여성이 응시할 수 있는 전공을 간호학, 문학, 조산학 등으로 한정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