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가 덮친 미국 내 석유화학 공장 가동 중단으로 우리나라 기업이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석유화학 세계 1위 국가의 생산량 감소는 글로벌 시황을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은 지난해 비슷한 사례를 경험한 만큼 미국 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6일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달 미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CP Chemical과 Braskem 등이 한파에 대비하기 위해 석유화학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한파 이후 전력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동 중단에 돌입한 시설은 기초유분 에틸렌을 생산하는 크래커(Craker)와 PP(polypropylene)를 포함한 범용 플라스틱 공장이다.
미국은 세계 석유화학 1위 국가다. 지난해 기준 에틸렌 연간 생산능력은 4427만톤이다. 이어 중국(4368만톤)이 2위이고 한국은 세계 4위(1095만톤)다.
미국 공장의 가동 중단 여파는 글로벌 시황에 즉각적으로 반영됐다. 지난주 대표적인 범용플라스틱 PP(1.8%)·PE(polyethylEne·1.5%)·PVC(polyvinyl chloride·1.8%) 모두 반등했다.
석유화학시설은 재가동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법적 요구 사항인 정기보수를 제외하고 석유화학 공장을 중단하지 않는다”며 “자발적인 가동 중단은 그만큼 주변 상황이 심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도 우리나라 기업들은 미국 석유화학 공장 셧다운 이후 수혜를 봤다. 2021년 1분기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나프타 가격차이)는 451달러로 전분기(328달러) 대비 크게 상승했다. 통상적인 에틸렌 손익분기점 스프레드는 300달러 안팎이다.
다만 올해에는 지난해와 같은 시황 반등은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폭발한 시점이다. 올해 들어선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요 부진 현상이 악화하고 있다. 또한 가동률을 낮춘 다른 국가의 설비가 생산량을 늘린다면 시황 반등 효과는 단기간에 그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