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페달서 발 떼면 자동 감속 에너지효율 높여줘 유익하지만 위급시 운전자 착각 일으켜 위험 감속시 정지등 안켜지는 문제도
최근 전기차의 연쇄추돌 사고가 잇따르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원 페달(One-Pedal) 드라이빙’이 화두로 떠올랐다. 가속을 하거나 감속을 할 때 페달 하나로 하는 운전 습관이 생겨나면서 운전자의 조작 실수를 유발한다는 문제 제기가 나온 것이다. 하지만 이를 잘 활용하면 “안전하고 친환경적으로 운행할 수 있다”라는 반박도 나와 맞서고 있다.
이런 논란이 생긴 이유는 ‘회생제동’ 때문이다. 전기차는 가속페달을 밟는 힘을 줄이면 운동에너지를 전기로 바꿔 충전하는 회생제동이 일어나며 브레이크를 밟는 효과가 생긴다. 그 강도를 단계별로 조절할 수 있는데 특히 가속부터 정차까지 페달 하나로 완전히 주행(원 페달 드라이빙)할 수 있는 단계(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이 모드는 제조사별로 테슬라 ‘홀드모드’, BMW ‘B모드’, 현대자동차 ‘i-페달’ 등으로 달리 불린다.
그런데 전기차 급발진으로 추정되는 사고들이 국내외에서 연이어 발생하면서 원 페달 드라이빙이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에너지 효율성과 브레이크 패드 수명을 높이고 운전자 페달 조작의 피로도를 낮춰주는 장점이 있지만, 일각에선 돌발 상황에서 운전자의 실수를 유발한다는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다. 브레이크에 아예 발을 올리지 않고 가속 페달 하나만으로 가속과 감속을 하다 보니 급하게 감속해야 할 때 실수로 가속페달을 밟아 사고가 난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원 페달 드라이빙과 연관된 또 다른 논란거리였던 회생제동 시 브레이크 등 점화 규정(국토교통부령 자동차규칙 제15조 10항)을 수정할 계획이다. 가속페달에서 완전히 발을 떼야만 브레이크 등이 켜지게 한 기존 규정은 뒤차의 추돌 가능성을 높인다는 판단에서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원 페달 드라이빙이 전기차 성능의 핵심인 주행거리를 높인다는 측면으로만 부각되고 있다”며 “배터리 온도나 충전량이 최대치가 되면 회생제동이 풀릴 수 있는데 이런 점에 대한 정보 제공도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