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 사진)가 25일 성탄절을 맞아 인천 계양구 박촌동성당에서 열린 미사에 참석했다. 검찰 수사와 관련해 민주당은 23일 이 대표 의혹 수사를 진행 중인 검사들의 얼굴과 이름이 담긴 자료(오른쪽 사진)를 만들어 전국 지역위원회에 전달했다. 인천=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SNS 캡처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인 검사들의 실명과 사진이 담긴 자료를 제작해 온라인에 공개했다. 서울중앙지검장, 수원지검장, 성남지청장을 비롯해 이 대표 관련 수사 담당 차장, 부장검사 등 총 16명이다. 붉은 바탕에 흰 글씨로 각 부서가 맡고 있는 사건의 명칭을 적었고, 일부 검사 사진 옆에는 ‘尹(윤석열 대통령) 사단’이라고 표시했다.
검찰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에게 28일 출석을 통보했다.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이 대표는 “망나니 칼춤”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당 차원에선 수사 검사들의 신상을 자극적인 방식으로 유포한 형국이다. 열성 지지자들에게 해당 검사를 공격하라고 ‘좌표’를 찍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실제 이 자료가 게시된 민주당 유튜브 채널에는 “정치 검사를 응징하자” 등 검찰을 성토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민주당 대변인은 “필요하다면 150명 모두라도 알리겠다”고 했다. 이 대표 및 문재인 전 대통령 관련 수사에 150명의 검사가 투입됐다는 게 민주당 주장인데, 이들 전원의 신상을 공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당 차원에서 검찰을 압박하고 검사 신상을 공개하는 것은 정상적인 공당(公黨)의 모습이라 할 수 없다. 공권력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당내에서조차 “반헌법적이고 반법치주의적 행위”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 대표에 대한 수사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검찰은 정치 보복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엄정하게 수사하고, 민주당은 검사 좌표 찍기와 같은 비상식적 행태를 자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