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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12월 주택거래 37% 급감… 내수 침체에 내년 경제 암울”

입력 | 2022-12-27 03:00:00

[美中 경기침체]
코로나 확진자 폭증 속 주민 이동 줄어
소비 위축→내수시장 침체 악순환 위험
생산 감소, 글로벌 상품공급 교란 우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중국이 인구 이동 감소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버팀목인 내수 시장이 크게 위축돼 내년 경제 전망이 어둡다고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분석했다.
○ “中 12월 자동차 판매 25.9% 감소”
2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대규모로 퍼지면서 많은 중국인이 감염을 우려하거나 실제 감염돼 집에 머무르며 경제 활동에 참여하지 못해 자동차 판매량이나 주택 거래량이 크게 감소하는 등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 위축은 내수 시장 침체로 이어져 중국 경제가 악순환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한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소비 활성화 여부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되는 자동차 판매 증가율은 올 10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9월까지 자동차 판매는 정부 보조금과 강력한 소비지출에 힘입어 오름세를 보였다. 하지만 10월부터 소비자가 지갑을 닫으면서 하락세가 시작됐다. 10월 자동차 판매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8.8%를 기록했고 11월에는 ―24.7%로 급락하더니 이달 ―25.9%까지 내려갔다. 최근 봉쇄정책 해제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영향을 받은 것이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25%인 부동산 시장 상황은 더 심각하다. 부동산 거래 증가율도 10월 ―21.1%, 11월 ―34.5%를 기록하다 이달 들어 ―37.1%까지 떨어졌다. 중국 경제에서 부동산 거래 감소는 내수 시장 위축과 직결된다. 블룸버그는 20일까지 한국의 중국 수출이 27% 감소한 것도 “중국 내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확진자 폭증에 12월 소매판매 ―10% 추산”
‘제로 코로나’ 정책 폐지로 지역 간 이동과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중국 당국의 예상과는 달리 사람 이동도 크게 감소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주민들이 ‘자발적 격리’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2일 하루 동안 수도 베이징 지하철 이동 건수는 360만 건으로 팬데믹 직전인 2019년 같은 날보다 70% 적었다.

주민 이동이 줄면 소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블룸버그는 이달 중국 소매판매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에 대규모 아이폰 생산시설이 있는 애플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공장뿐 아니라 창고 유통 물류 및 운송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현재 아이폰 90% 이상을 중국에서 조립하는 애플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중국의 코로나19 대응 성과에 따라 향후 2∼6개월이 애플의 공급망 건재 여부를 결정하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경제가 위축돼 ‘제로 코로나’ 정책이 가동되던 올 상반기 상하이 봉쇄 때처럼 제조업 생산이 급감해 글로벌 상품 공급을 교란시키면 세계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다만 중국이 위드 코로나 과정에서 경제 성장이 둔화해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면 미국 등의 물가상승률이 하락해 경제 연착륙이 가능할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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