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글로벌 광폭 행보를 통한 위기 극복에 나선다. 이 회장은 회장 취임 후 첫 출장지로 중동 아랍에미리트를 다녀온 후 베트남까지 찾았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연말 재판 휴정 기간을 이용해 글로벌 현장에서 경기 침체를 돌파하기 위한 해답을 찾을 것이라고 본다.
2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베트남 R&D센터 준공식에 참석한 이후 아직 귀국하지 않은 상태다.
이 회장은 이 기간에 글로벌 생산 현황을 점검하고 임직원 격려에 나설 전망이다.
가장 유력한 곳은 베트남 하노이와 인접한 삼성SDI 말레이시아 법인이다. 최근 이 회장은 인천 영종도 소재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올리버 집세 BMW 회장을 만났는데 그만큼 전기차 사업에 관심이 많아 삼성SDI 말레이시아 배터리 공장을 점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회장과 올리버 집세 회장은 BMW 최신 전기차에 탑재되는 삼성SDI의 ‘P5’ 배터리를 포함한 양사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삼성SDI 말레이시아 법인은 1991년 설립한 삼성SDI 최초의 해외법인이다. 초기 브라운관 제조 거점을 거쳐 2012년 배터리 생산을 시작했다.
46㎜ 배터리는 테슬라가 차세대 원통형 규격으로 채택한 제품으로 BMW도 차세대 전기차 모델에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는 BMW와 삼성SDI가 새로운 배터리를 적용할 수 있는 새 전기차 플랫폼을 공동 개발할 가능성도 높다고 추정한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이 말레이시아 생산 거점 점검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회장은 지난 6월 유럽 출장 당시에도 BMW 독일 본사를 방문한 바 있다. 독일 입국 전 이 회장은 삼성SDI의 헝가리 배터리 공장을 찾는 등 배터리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
이밖에 스마트폰·가전·TV 생산 공장이 있는 인도와 스마트폰 생산 공장이 있는 인도네시아도 이 회장이 방문할 가능성이 높은 유력 후보지다.
특히 삼성전자는 인도네시아 스마트폰 시장이 고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판단하고 공을 들이고 있다.
보급형 스마트폰 중심에서 플래그십 라인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폴더블 스마트폰 등 신제품을 적극 홍보하는 등 선제적인 시장 선점에 나선 상황이다.
스위스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WEF) 참석 가능성도 나온다. 다보스포럼은 전 세계 정재계 주요 인사들이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 모여 주요 글로벌 현안을 논의하는 민간 회의다.
특히 올해는 다보스포럼 기간 중 대한상공회의소가 ‘한국의 밤(코리아 나이트)’ 행사를 주최해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할 방침이다.
재계 총수들도 다보스포럼 기간에 글로벌 인맥을 활용한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 회장도 참석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 회장이 다보스포럼 참석을 확정하면 포럼 일정 전후로 스위스 제약·바이오 업체 등을 둘러보고 투자 협력 등을 논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