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기사를 살해하고 시신을 옷장에 숨겼다가 여자친구의 신고로 체포된 30대 남성이 전 여자친구까지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27일 택시 기사를 살해하고 시신을 은닉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A 씨(32)가 전 여자친구인 B 씨(50대)를 살해한 사실을 자백했다고 밝혔다. B 씨는 A 씨가 시신을 숨긴 아파트의 명의자로, 행방이 묘연해 경찰이 계속 수사해왔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올해 8월 B 씨를 살해했으며, 시신을 파주시 공릉천변에 유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가용인력들을 동원해 B 씨의 시신 수색에 착수했다.
사건은 C 씨의 가족들과 A 씨의 현재 여자친구에 의해 알려졌다. 경찰은 25일 오전 3시 30분경 C 씨의 아들로부터 “아버지가 6일째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 30분 전에 카톡을 했는데 다른 사람인 듯하다”는 실종신고를 받았다. 같은날 오전 11시 20분쯤에는 A 씨의 여자친구 D 씨로부터 ‘남자친구 집 옷장 속에 시체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A 씨를 체포했다.
경찰 조사과정에서 A 씨는 범행 후 C 씨 명의의 신용카드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A 씨가 이렇게 편취한 금액은 신용카드 대출금까지 합하면 5000여만 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일부 금액으로 현재 여자친구인 D 씨에게 선물하기 위한 가방을 구입하기도 했다.
택시 기사 C 씨를 상대로 한 범행에 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8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열린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