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를 유인해 살해하고 시신을 옷장에 숨겼다가 검거된 30대 남성 A 씨가 동거하던 전 여자친구도 살해했다고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자백했다.
27일 경기 일산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A 씨는 “전 여자친구인 50대 여성 B 씨도 살해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 씨는 20일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합의금을 주겠다’며 60대 택시기사를 유인해 둔기로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경찰 조사를 받아 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올해 8월 초 경기 파주시 한 아파트에서 B 씨를 흉기로 살해한 뒤 인근 공릉천변에 시신을 유기했다고 털어놨다. A 씨는 경찰이 자신 소유 차량 트렁크에서 혈흔을 발견해 추궁하자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기동대와 수중수색요원 등을 동원해 (B 씨) 시신을 수색 중”이라고 했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살인 및 사체은닉, 증거인멸 등 혐의로 2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 씨는 살해한 택시기사의 휴대전화, 신분증, 신용카드 등을 챙겨 수천만 원의 대출을 받고 물건을 사는 등 5000만 원가량을 쓴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A 씨가 앞서 살해한 전 여자친구인 B 씨의 신용카드를 썼는지 여부도 수사 중이다. B 씨 소유 파주시 아파트엔 올해 10월 카드 회사 3곳으로부터 청구액 약 1억 원 상당의 가압류가 걸려 있는 상태다.
A 씨는 이달 20일 오후 11시경 음주운전 접촉사고 상대인 택시기사를 집으로 유인해 둔기로 수차례 때려 숨지게 했다. 이어 시신을 옷장에 숨기는 한편 택시를 공터에 버린 뒤 블랙박스를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했다. 25일 현 여자친구가 “남자친구 집 옷장 안에 시신이 있다”며 신고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