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특별사면] 친문 진영 구심점 역할 가능성 일부 “피선거권 없어 역할 한계” 입원 치료 MB 메시지도 관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28일 복권 없이 사면되면서 향후 그의 정치 행보 및 더불어민주당 내 역학 구도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사법 리스크’로 입지가 좁아진 상황에서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적자(嫡子)인 김 전 지사의 행보가 당내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8일 0시 경남 창원교도소를 출소한 김 전 지사는 첫 일정으로 같은 날 오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할 예정이다. 김 전 지사 측 관계자는 “봉하마을 참배 후엔 집안 어른들을 찾아뵙고 당분간 쉴 것”이라면서도 “일단 쉬면서 차근차근 메시지를 밝힐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당내에선 ‘복권 없는 사면’이지만 김 전 지사가 친문의 구심점 이상의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적지 않다. 친문 진영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경남의 김경수’로 많이 생각하는데, 앞으로 거기서 벗어나야 하지 않겠느냐”며 “김 전 지사가 수감 생활 기간 독서를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고민했는데, 앞으로 다양한 사람을 만나 고민하고 당에 여러 제안을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당장 선거 주자로 뛸 수 없더라도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새해 민생 행보 일정으로 부산과 경남 방문을 계획 중인 이 대표와 김 전 지사의 만남이 성사될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최근 이 대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남을 추진하는 등 ‘친문 끌어안기’에 힘쓰고 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두 사람의 만남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겠지만 언제가 될지는 아직 모르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날 4년 9개월 만에 사면 복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향후 어떤 메시지를 낼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형 집행정지 상태로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인 이 전 대통령은 건강 상태를 고려해 퇴원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퇴원 후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저에 머무를 것으로 전해졌다. 대국민 메시지를 낼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이었던 국민의힘 이재오 상임고문은 “정치적 메시지는 성급하게 이야기할 게 아니다”라며 “퇴원 후 병원과 상의해 앞으로의 행보 등에 대해 천천히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