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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소한 김경수 “받고 싶지 않은 선물 억지로 받았다”

입력 | 2022-12-28 00:51:00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28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에서 특별사면으로 출소하며 심경을 밝히고 있다. 2022.12.28/뉴스1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55)의 출소를 앞둔 27일 늦은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 앞은 1년 5개월 만에 출소하는 김 전 지사를 보기 위해 모인 지지자 등으로 북적였다. 

일찍부터 진을 친 100여 명의 김 전 지사 지지자들은 ‘김경수 무죄’ ‘김경수를 복권시켜라’ 등의 내용이 적힌 현수막과 손팻말을 들고 환영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지지자들이 27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 앞에서 신년 특별사면으로 출소를 앞둔 김 전 지사를 응원하고 있다. 2022.12.27/뉴스1



배우자 김정순 씨,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도 현장에서 김 전 지사의 출소를 기다렸다. 또 출소 시간이 가까워지자 보수 성향의 유튜버들과 지지자 사이의 충돌에 대비해 경찰 병력 80여 명이 배치됐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28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에서 특별사면으로 출소하고 있다. 2022.12.28/뉴스1

28일 0시 3분경 교도소 정문으로 걸어 나온 김 전 지사는 먼저 임 전 실장과 포옹했고, 지지자들로부터 꽃다발을 건네받았다. 검은색 정장에 옅은 남색 터틀넥을 입고 취재진 앞에 선 김 전 지사는 “따뜻한 봄에 나오고 싶었는데 본의 아니게 추운 겨울에 나오게 됐다”면서 “추운데 나오신 분들께 미안하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면은 저로선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을 억지로 받게 된 셈”이라며 “원하지 않았던 선물이라 고맙다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돌려보내고 싶어도 돌려보낼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었다. 결과적으로 선물을 보낸 쪽이나 받은 쪽, 지켜보는 쪽이나 모두 다 난감하고 딱한 상황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28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에서 특별사면으로 출소하고 있다. 2022.12.28/뉴스1

또 “국민 통합을 위해서라고 말씀하시는데, 통합은 이런 일방통행이나 우격다짐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국민들께서 훨씬 더 잘 아시리라 생각한다”며 “국민통합과 관련해선 저로서도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제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이곳 창원교도소에서 세상과 담을 쌓고 지내는 시간 동안에 많이 생각하고 많은 것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 말하는 중간 중간 울먹이기도 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28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에서 특별사면으로 출소하며 심경을 밝히고 있다. 2022.12.28/뉴스1

김 전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다. 이어 진주시에 사는 모친을 찾아 인사 한 뒤, 가족이 지내고 있는 서울 자택으로 이동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관계자는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전 지사는 조만간 문재인 전 대통령 평산마을 사저를 비공개로 찾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