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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 푼 中, 내년 200만명 한국 올듯… 신종변이 유입 우려도

입력 | 2022-12-28 03:00:00

中, 코로나 폭증속 3년만에 해외여행 통제 해제
내달 8일부터 입국자 격리 폐지
日 “中서 입국 전원 코로나 검사”



25일(현지 시간) 중국 광둥성 광저우 국제공항의 주변 격리시설에 머물던 여행자들이 격리를 마치고 나와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광저우=AP 뉴시스


중국이 내년 1월 8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해외에서 중국에 입국하는 사람들에게 적용했던 시설 강제격리를 폐지한다. 또 그동안 통제해 온 중국인의 해외여행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대유행 3년 만에 국경 완전 개방을 공식 선언한 것이다. 2019년 602만 명을 넘었다가 올해 17만 명 수준으로 크게 줄었던 한국행 중국인 관광객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봉쇄정책 폐지 이후 중국 내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한국에 새 변이 바이러스가 유입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와 국무원 합동방역통제기구는 코로나19에 적용해 온 감염병 방역 방침을 최고 등급인 ‘갑’에서 아래 단계인 ‘을’로 전환한다고 26일 밤 발표했다. 현재는 해외에서 중국에 입국한 사람들은 5일간 지정 시설에서 격리하고 3일간 자택 격리를 해야 한다. 특히 중국 당국은 “여권 발급 절차를 비롯해 중국 국민들의 해외여행을 질서 있게 정상화한다”고 밝혔다.

이날 곧바로 일본 정부는 30일부터 중국에서 오는 입국자 전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는 입국 규제 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한국 정부는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추가 방역 강화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中, 해외여행 통제 해제

“내달 춘제때 한국 가서 쇼핑할것”
해외항공편 검색량 850% 폭증
韓관광-면세업계는 매출확대 기대
질병청 “필요시 추가 검역조치 도입”

“다음 달 춘제(중국의 설) 연휴 때 연차 휴가를 붙여서 한국에 갈 생각이에요. 옷과 화장품 등을 살 생각입니다.”

중국 동북부 랴오닝성 다롄에 사는 직장인 여성 리루이쉐(李瑞雪·29) 씨는 2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날 밤 나온 중국 당국의 국경 완전 개방 방침을 반기며 다음 달 비자를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새해 설 연휴 때부터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복수의 한중 여행업계 소식통은 “당초 예상보다 중국의 국경 개방 속도가 빨라졌다. 내년 200만 명 이상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봉쇄 정책 폐지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신종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해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 방역 당국은 중국발 입국자 중 일부를 선별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실시하는 방안 등 추가 방역 강화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 “다음 달 설 연휴 때 한국 가고 싶다”
여행업계 소식통은 “3년 동안 누적된 중국인들의 해외 관광에 대한 이른바 ‘보복 소비 수요’까지 더해지면 내년 한국행 관광객 수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여행 수요 증가에 대비해 중국 대형 여행사들을 한국에 초청하려는 한국 측의 움직임도 포착됐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중국이 여행 규제를 풀면 내년 하반기부터 한국을 비롯해 동아시아 지역 전체의 관광이 서서히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중국 경제매체 디이차이징(第一財經)에 따르면 중국 당국의 국경 개방 발표 이후 해외 항공편에 대한 중국인들의 실시간 검색량이 850% 증가했다. 비자 검색량은 1000% 증가했다. 중국의 대표적 온라인 여행업체 셰청(携程·시트립)에 따르면 국경 개방 발표 이후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여행지는 일본, 한국, 태국 순이었다. 특히 내년 1월 춘제 연휴 기간 비행기표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의 문의가 평소보다 6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면세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방 조치로 중국에서 오는 다이궁(보따리상)의 왕래가 원활해지면 매출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2, 3개월 후 노선까지 증편되면 내년 하반기에는 업황이 정상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중국발 새 변이 발생해 국내 퍼질 수도”
하지만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폭증 상황이 한국에 전파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BA.5나 BN.1 등 현재 유행하는 ‘오미크론 변이’ 계열의 하위 변이가 아닌 완전히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해 국내에 유입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새 변이가 나타날 경우 ‘파이 변이’라는 이름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국에서 새로운 변이가 발생해 국내로 퍼진다면 현재 방역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완화도 전면 재검토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방역당국은 16일 중국을 ‘표적 검역국’에 포함시키고 중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에 대한 정상 체온 기준을 37.5도에서 37.3도로 강화했다. 기준을 넘으면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중국의 국경 개방 선언 다음 날인 27일 한국 방역 당국은 추가 방역 강화 조치를 내놓지 않았다. 이날 입국 규제 강화 조치를 발표한 일본과 대조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중국의 유행 상황과 신규 변이 출현 등을 예의 주시하며 추가 조치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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