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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일자리 등 어려운 내용도 척척…의견충돌도 협업으로 헤쳐나가

입력 | 2022-12-29 03:00:00

대구 영선초 IB 탐구발표회



14일 대구 남구 영선초등학교 PYP 탐구발표회에서 김유정, 남도원, 조호현 학생으로 구성된 13팀이 성 불평등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대구=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IB PYP(IB 초등 프로그램)의 꽃인 탐구 발표회(PYP Exhibition)가 14일 대구 남구 영선초에서 열렸다. 탐구 발표회는 PYP의 마지막 학년 학생들(한국의 경우 초등 6학년)이 PYP 과정을 마무리하며 탐구 결과를 발표하는 것으로 IB 후보학교부터 열 수 있다. 영선초는 2022년 PYP의 최고 수준인 PYP 월드스쿨 인증을 받았다.

이 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탐구 발표회에서는 6학년 학생 62명이 탐구한 주제 18개가 5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전시됐다. 탐구 발표회는 전교생과 교사, 학부모들이 입장하는 6학년 학생들을 학교가 떠나가도록 환영하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2∼4명으로 구성된 팀들이 탐구한 주제들은 성평등, 기후변화, 아동 노동, 양질의 일자리, 지속 가능한 생산과 소비 등으로 한국 초등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보다 훨씬 넓고 심화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학생들이 어려운 주제를 탐구해 발표할 수 있었던 것은 IB 프로그램을 통해 초학문적 주제 탐구 방식에 익숙했기 때문이다.

기자는 13팀의 ‘남자도 핫! 핑크’, 15팀의 ‘양질의 일자리’ 등 2개의 주제 발표를 들었다. 13팀의 김유정, 남도원, 조호현 학생은 성 불평등이 주제인 ‘남자도 핫! 핑크’에서 “성 불평등을 개선하는 것이 인간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조호현 학생은 “가족 사이에 일어나는 성 불평등을 바로잡기 위해 주제를 선정했다”고 했다. ‘양질의 일자리’를 발표한 15팀의 권은영, 김건형, 이시흔, 하수민 학생은 “양질의 일자리는 인권이 보장돼야 생길 수 있으며, 지속적으로 늘어나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는 과정을 설명했다.

15팀의 하수민 학생은 “팀원들 간에 의견 충돌이 생겼을 때 잠시 쉬는 과정을 거친 후 다시 상의하면서 의견을 모았다”며 “선생님이 서로가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은 정상이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했다.

13팀 멘토를 했던 1학년 학부모 박선영 씨는 “멘토를 하면서 몸으로 행동하는 것이 많은 IB 교육을 받으면 아이가 바뀔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대구=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