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위계층 가장, 딸 생일 맞아 유아용품과 현금 3만 원 기부 라면 550박스 익명으로 전달도
부산환경공단 임직원 60명이 16일 서구 아미동을 찾아 연탄 배달 봉사를 하고 있다. 부산환경공단 제공
성탄절인 25일 부산 북부경찰서 덕천지구대 앞에 누군가 작은 상자를 놓고 갔다. 상자 안에는 기저귀와 아동용 마스크, 손 소독제 등 물품과 함께 한 장의 편지와 현금 3만 원이 들어 있었다.
편지는 “저는 세 아이의 아빠로, 첫째 아이는 장애 3급이며 저희는 차상위 가정입니다”로 시작됐다. 이어 “요즘 경기가 너무 안 좋은 데다 코로나 때문에 모든 국민이 많이 지치고 고통 속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둘째 딸 생일을 맞아 뜻깊은 일을 생각하다 소박하지만 어려운 가정에 도움이 되고 싶어 기부를 결심했다. 부끄러운 금액이지만 함께 아기 키우는 어려운 가정에 써 달라. 많이 못 해 죄송하다”고 끝맺었다.
이달 초 부산 사상구 모라3동 행정복지센터에 5t 트럭 한 대가 도착했다. 트럭에는 1000만 원 상당의 라면 550박스가 실려 있었다. 이 기부자는 “추운 겨울을 힘들게 보내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담당 직원에게만 기부 의사를 전했다. 또 “만일 내 신원이 외부에 유출될 경우 기부 물품을 도로 회수하겠다”며 익명을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BNK금융그룹은 최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 원을 전달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성금은 BNK금융지주와 부산은행, 각 계열사 임직원들이 자신의 급여 일부를 정기적으로 내놓는 자발적 참여에다 회사 기부금을 더한 것이다. 에어부산 직원들도 난치병 환자 등을 도와 달라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000만 원을 기부했다.
부산환경공단 임직원 60명은 16일 서구 아미동을 찾아 취약계층 29가구에 1만 장의 연탄을 배달했다. 부산도시공사 직원들은 다대 3·4·5지구 영구임대아파트 등 9개 지구에 사는 65세 이상 고령자, 홀몸가구, 장애인 등 사회·경제적 취약계층 800가구에 담요를 전달했다.
기장군 농업경영인연합회는 ‘전통 농경문화 복원 사업’으로 수확한 쌀 1t을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에게 전달해 달라며 군청에 기탁했고, 기장군 일광신도시 마을협의회는 신도시 내 어린이가 있는 가정에 쿠키를 나눠주는 행사를 펼치기도 했다. 금정구 새마을부녀회도 최근 지역의 취약계층 300가구에 김장김치 1100포기를 전달했다. 사단법인 부산청년정책연구원 직원들도 봉사단체와 손잡고 800포기의 김장김치를 영도구 동삼동에 사는 홀몸 어르신들에게 전했다. 연구원의 김덕열 이사장은 “경기가 너무 좋지 않아 연말 온정이 식을까 걱정된다. 작은 정성이라도 함께 나누며 이 겨울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울산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경동도시가스는 취약계층을 위해 3065만 원 상당의 난방시설 및 난방비를 최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울산지역본부에 전달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