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해제후 첫 초중고 졸업식 출입 인원 제한없어 온 가족 참여 코로나 때 입학 학생들 “추억 생겨” 인근 꽃집-중식당 등도 모처럼 활기
28일 인천 계양구 계산여고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졸업생이 마스크를 벗고 꽃다발을 든 채 가족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날 수도권 초중고교 곳곳에선 3년 만에 거리 두기 없는 대면 졸업식이 진행됐다. 인천=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자, 찍는다. 하나, 둘, 셋!”
28일 졸업식이 열린 서울 중랑구 면북초등학교.
파란색 졸업가운을 맞춰 입은 어린이들이 삼삼오오 어깨동무를 한 채 기념사진을 찍었다. 일부 졸업생이 꽃다발을 들고 손으로 하트를 그리며 단체 사진을 찍는 등 곳곳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 “대면 졸업식 하니 졸업 기분 나네요”
졸업식은 통상 이듬해 2월에 많이 열렸지만 최근에는 봄방학을 없애고 12월 말 또는 1월 초 종업식과 졸업식을 함께 하는 초중고교가 적지 않다. 졸업생들에게 상급학교 진학 준비 시간을 충분히 준다는 취지다.이날 졸업한 면북초 이무건 군(12)은 “졸업식이 비대면으로 열렸으면 친구들과 인사도 제대로 못 나눌 뻔했다. 헤어지는 건 아쉽지만 만나서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 군의 어머니 조지선 씨(45)는 “초등학교 졸업은 아이 인생에 한 번뿐인데, 가족과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어 기쁘다”며 “아이를 잘 이끌어준 선생님께도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할 수 있었다”고 했다.
졸업생 이다솔 양(12)의 아버지 이태훈 씨(39)도 “첫째 때는 코로나19 때문에 졸업식에 못 갔다”며 “이번에 둘째 졸업식에 와 보니 ‘아이를 학교에서 졸업시키는 기분이 이런 거구나’ 처음 느꼈다”고 밝혔다. 이날 면북초에선 5학년 학생들이 졸업생들에게 장미꽃을 한 송이씩 선물했다.
○ “비대면 입학식, 졸업식은 대면이라 다행”
28일 인천 계양구 계산여고에서 졸업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꽃다발을 든 채 힘차게 뛰어오르고 있다. 고교시절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함께 보내며 입학식 수업 등을 상당 부분 비대면으로 진행했던 학생들은 “친구들 얼굴을 보면서 졸업할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상당수 초중고교에서 3년 만에 대면 졸업식이 부활하는 모습이다. 인천=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이날 인천 계산여고 졸업식에서 만난 졸업생 최다연 양(18)은 “3년간의 학교생활을 돌이켜 보면 코로나19 탓에 추억이 많지 않다”며 “1학년 때는 학교를 거의 못 갔고, 체육대회와 수학여행도 3년간 한 번도 못했는데 졸업식이라는 추억이 생겨 다행”이라고 말했다.
수학여행을 못 다녀온 아쉬움 때문에 친구들과 여행 계획을 세운 이들도 있었다. 졸업생 우예림 양(18)은 “졸업식 이후 친한 친구와 국내 여행을 하며 추억을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임언진 양(18)도 “해외여행이 가능해진 만큼 친구와 일본 여행을 갈 생각”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