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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확전 각오”에…민주당 “대통령이 국민 불안 부추겨” 맹공

입력 | 2022-12-29 11:18:00

박홍근, 北 무인기 침공에 “대통령실 이전 때 예견된 일”
NSC 미소집엔 “죽마고우와 술 한잔이 더 중요했나”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대전 유성구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해 최근 북한의 무인기 위협에 대한 우리 군의 감시·정찰 요격시스템을 포함한 국내 무기체계 개발 현황 전반을 점검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의 “응징 보복” “확전 각오” 등 최근 발언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이 “강경 일변도의 발언으로 대통령이 오히려 국민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 당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지 않은 것을 두고는 “국민이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한 컨트롤타워가 과연 작동하고 있는지 오히려 정부를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북한 무인기 도발에 대한 정부 대응과 관련해 “윤 대통령의 ‘북한에 핵이 있다고 두려워하지 말고 확실하게 응징·보복하라’는 위험천만한 인식과 발언이 걱정된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을 이전하려고 국방부 청사를 빼앗아 업무공간을 여러 곳으로 찢어놓고 군의 사기를 꺾을 때부터 예견된 일”이라며 “무책임하고 강경한 말 폭탄이 아닌 안보 위기를 해소할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윤 대통령은 북 드론이 우리 영공을 휘젓고 다닌다는 보고를 받고도, 대책회의가 아니라 한가롭게 만찬을 하며 송년회를 이어갔다고 한다”며 “윤석열 정부가 국가안보마저 ‘각자도생하라’는 것인지, 정말 말문이 막힌다”고 했다. NSC를 즉각 소집하지 않은 점에 날을 세운 것.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도 같은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확전을 지시한 긴박한 상황이었음에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비공개 송년 모임을 강행했다고 한다”며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군사 작전이나 NSC 회의보다 죽마고우와 술 한잔하는 게 더 중요했던 모양”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윤 정부가 이번 안보 위기에 대응하는 태도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 때와 너무나 닮았다”고 덧붙였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일제히 윤 대통령의 강경 발언을 비판했다. 국방위 민주당 간사인 육군 대장 출신 김병주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확전 각오는 아주 부적절한 단어”라며 “위기관리의 큰 틀은 빨리 조기 종결하고 안정을 갖고 오는 것이고, 확전을 방지하는 것이 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확전을 각오하라는 병사들에게 교육용으로 쓰는 것”이라며 “확전을 각오하더라도 자신감 있게 사격하라는 교육용 단어”라고 했다.

김영배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에서 “안보의 핵심은 전쟁이 나지 않도록 관리하고 확전을 축소하는 것”이라며 “오히려 ‘한반도 리스크’에 ‘대통령 리스크’가 더해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