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이명박 전 대통령,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비롯해 정치인·공직자, 선거사범, 특별배려 수형자 등 1373명에 대한 신년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대통령실 제공
‘확전각오’, ‘핵 두려워 말라’ 등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의 무인기 영공 침범에 대해 연일 초강경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또한 무기체계 점검에까지 나서면서 북한의 추가 도발 억제에 집중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29일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 북한의 무인기 영공 침범 사태와 관련 후속 대응에 나선다. 윤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무인기 위협에 따른 우리 군의·정찰 요격시스템을 포함한 국내 무기체계 개발 현황 전반을 점검한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확실한 응징·보복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는 점을 재강조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2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을 언급하며 “지난 수년간 우리 군의 대비태세와 훈련이 대단히 부족했음을 보여주고, 더 강도 높은 대비태세와 훈련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을 여실히 확인해 준 그런 사건”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문재인정부의 유화적인 대북정책을 비판하고 최첨단 드론부대 창설 등을 언급했다.
대통령실도 계속해서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부가 무인기를 북한으로 침투시킨 것은 “확전도 각오한 상황관리”였다고 설명했다. 무인기 침범 당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개최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작전 수행 중에 갑자기 모여서 토론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국무회의에 앞서 윤 대통령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이종섭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27일 오전 열렸던 긴급안보상황점검회의 내용을 보고 받기도 했다. 이때 윤 대통령은 이 장관에게 “훈련도 제대로 안 하고 아무것도 안 했다는 얘기냐”며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우리 무인기 2대 또는 3대를 올려보낼 수 있게 조치하라”며 “필요하다면 격추도 하고 다음 관련 조치를 최대한 강구하라”고 지시했다고도 전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확실하게 응징, 보복하라”며 “북한에 핵이 있다 해서 두려워하거나 주저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강한 메시지를 쏟아내고 국방과학연구소를 찾아 무기체계 개발 현황 전반을 점검하는 등의 행보를 이어가는 것은 우선 북한에 강경한 메시지를 전해 추가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무인기를 북으로 침투시키는 것은 적을 억제하고 굴복시키기 위한 창이다. 원점 타격도 준비하면서 확전 위험을 각오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만큼 국민을 지켜야 하는 대한민국 통치 수반으로서의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내용으로는 국민과 군의 안보 의식 이완을 경계하는 발언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특히 북한의 무인기 도발이 지난 문재인 정부 5년간의 대북 유화정책과 9.19 군사합의에 따른 대북 경계 이완에서 비롯됐다고 인식하고 있다. 지난 5년의 ‘희망적 안보관’에서 벗어나 현식을 직시하고, 강력한 응징만이 북한의 도발의지를 꺾을 수 있다는 의지를 담은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북한의 전술핵 투발 수단이 첨단화·다양화 되면서 우리가 단 한대도 격추하지 못하는 북한의 무인기가 북한의 비대칭전력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북한 무인기 또한 방어전력 증강 계획에 반영되어 있지 않다면, 우리의 안보 전력의 허점이 고스란히 북한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제대로 대비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최근 윤 대통령 발언에 배경이 됐다는 주장도 여권 안팎에서 제기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