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전략 ‘트로이카드라이브’ 성과 가시화 최윤범 회장 “새해 상상 이상으로 도약 기대” ‘소재·자원순환·친환경 에너지’ 3대 신사업 박차 ‘오너 3세’ 최윤범 회장 체제 완성 2019년부터 고려아연 이끌어… 3년간 실적 45%↑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측과 소리 없는 지분 경쟁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이사 회장
최윤범 회장은 29일 임직원을 대상으로 신년사를 배포했다. 최 회장은 신년사에서 “크고 막연해 보이던 트로이카드라이브가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며 “트로이카드라이브는 더 이상 꿈이 아닌 고려아연의 현실적인 비전이면서 전략으로 거듭났다”고 밝혔다. 이어 “2023년에는 트로이카드라이브를 현실로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속도감 있는 미래전략 추진을 강조했다.
실제로 고려아연 트로이카드라이브 전략은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및 그린수소 사업은 호주를 거점으로 그린수소·그린암모니아 생산과 공급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친환경 에너지 개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소재사업은 배터리 필수소재인 황산니켈과 전구체, 동박 등과 관련된 자회사 및 합작회사를 설립해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자원순환 분야는 사업 추진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업체를 인수했다. 세계 최대 전자폐기물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거점을 확보하고 있는 이그니오를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또한 이그니오가 수거할 전자폐기물을 활용하는 100% 리사이클 동박 생산을 위한 ‘자원순환 밸류체인’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이사 회장
한편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이사는 지난 13일 회장으로 승진했다. 영풍그룹 내 유일한 회장으로 올라서면서 그룹 내 한 축을 담당하는 고려아연계열 오너 3세 체제를 완성했다. 최 회장은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과 유중근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의 차남으로 지난 1975년 태어났다. 최창걸 명예회장은 고(故) 최기호 창업주의 장남이다. 최윤범 회장은 미국 애머스트대에서 수학과 영문학을 복수 전공하고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졸업해 미국 뉴욕주에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미국 최대 법무법인 중 하나인 그래배스 스웨인 & 무어(Cravath, Swaine & Moore)에서 기업 인수·합병(M&A) 전문변호사로 활동했다.
고려아연에는 2007년 합류해 온산제련소 경영지원본부장을 맡았다. 이후 2010년 페루 현지 법인사장, 2012년 본사 전략기획 부사장, 2014년 호주 아연제련소 SMC 사장 등 현장 요직을 거치면서 실무 감각을 극대화했다. 특히 호주 SMC 사장 시절에는 기술개발과 공정 개선에 주력하면서 만성 적자였던 회사를 흑자로 전환시키고 2018년에는 역대 최대 영업이익(약 937억 원)을 거두기도 했다. 경영능력을 입증한 최 회장은 2019년 고려아연 대표이사에 올라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고려아연에서는 코로나19 위기에도 3년 연속 실적을 개선하면서 미래 비전까지 제시했다. 최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하기 전인 2018년과 3년 후인 2021년 실적을 비교하면 매출액은 약 45%, 영업이익은 약 43%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최윤범 체제 고려아연은 핵심사업인 제련업을 기반으로 배터리 소재와 폐배터리 관련 자원순환, 신재생 에너지 및 그린수소 등 신사업(트로이카드라이브)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고려아연 경영권과 지배력 강화를 두고 영풍그룹 총수인 장형진 고문 일가와 소리 없는 지분 경쟁을 벌이고 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