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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기 다음 北 도발은? 서해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중립기어 라이브]

입력 | 2022-12-29 18:58:00




29일 오전 11시 동아일보 유튜브를 통해 방송된 시사 라이브 <중립기어>에서는 고강도 도발을 이어오던 북한이 기습적으로 무인기를 날린 진짜 의도를 짚어봤습니다. 신석호 부국장은 북한의 의도를 엿볼 수 있는 핵심 키워드로 ‘전술핵’과 ‘서해’를 꼽았습니다. 동아일보 유튜브(https://www.youtube.com/watch?v=3KaCbW13pV8)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주요 방송 내용입니다.

●북한의 남한 골탕 먹이기?
▷조아라 기자

26일 오전 10시 25분경 무인기 1대가 서울 방향으로 직선으로 날아왔습니다. 오후엔 인천 상공에 무인기 4대가 떴는데 서울로 온 무인기가 작전을 펼칠 수 있도록 교란활동을 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그동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쏘며 고비용 구조로 도발을 이어갔는데 왜 갑자기 기습적으로 무인기를 날렸을까요?


▶신석호 부국장

‘비대칭 전력’이라고 하죠. 군사력의 핵심은 육군 전력을 중심으로 한 통상 병기거든요. 그런데 북한 경제가 어렵다보니 비대칭 전력으로 핵미사일 개발하는 데 집중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화학무기, 드론 등을 개발해 대한민국을 교란하고 괴롭히는 거죠. 또 작전 형태를 보면 성동격서식 기습 전략이에요. 대한민국 군 당국을 끌고 다니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는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 하는 의미가 담겨있고요.

그러면서 북한군의 목적인 대한민국 적화를 위해 전술핵을 개발하면서 한편으론 무인기 훈련도 하고 있는 것이죠.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대응차원에서 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조아라 기자

첫번째 북한 무인기 도발의 목적은 교란과 훈련에 있었다고 보시는 거군요. 우리 군을 골탕 먹이려는 의도였다면 제대로 먹힌 걸로 보이는데요. 왜 우리 군이 격추에 실패했다고 보세요?


▶신석호 부국장

북한 무인기가 넘어온 뒤 엠바고(보도유예)를 걸고 작전을 벌였는데 결국은 성과가 없었죠. 이번에 전투기 등 무인기에 대응한 우리 전력의 값어치는 수백억인데 무인기는 5대 합쳐야 2억 정도 된다고 해요. 그런데 길이 2m도 안 되는 무인기를 과연 격추시킬 수 있는가 생각해봐야 돼요. 비유하자면 모기가 날아다니는데 테니스 라켓으로 잡는 격이죠. 테니스 라켓으로 맞으면 아프긴 아픈데 구멍이 크기 때문에 모기는 잡을 수 없잖아요. 오늘(29일) 합동참모본부에서 북한 무인기 침투를 상정한 합동방공훈련을 실시한다고 하는데요. 과연 훈련을 열심히 하면 가능한 일인가라는 생각도 사실 드는 거죠.

▷조아라 기자

2014년 북한 무인기가 날아온 이후 우리 군은 저고도 탐지레이더, 신형 대공포, 전파 교란무기 등을 개발했다고 해요. 결국 훈련을 더 했으면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2017년부터 무인기 대응훈련이 전무했다”면서 전 정부를 탓하기도 했는데 잘못된 지적이라고 봐야할까요?

▶신석호 부국장

3가지를 봐야하는데요. 첫 째로 무인기를 감지하고 격추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느냐, 그런데 그건 마련됐다는 거잖아요. 두 번째는 이 시스템을 항상 가동하느냐가 있고요. 세 번째는 늘 기민한 상태가 돼 있고 무인기를 요격할 수 있을 정도로 단련돼 있었는지 인데 이건 다른 문제죠. 지금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건 세 번째 문제인 것 같아요. 군은 포가 민가로 떨어질 수 있어서 작전이 여의치 않았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비난을 피할 순 없어 보입니다. 훈련에 문제가 있었다는 건 확실한 거고요.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북한과 대화하는 협상의 칩으로 훈련을 하지 않기로 하다 보니 군이 해이해졌던 거죠. 군은 전쟁이 나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조직으로 만들어져있고 정권이 바뀌어도 사명을 다해 훈련해야 되는 거예요. 또 동아일보가 단독 보도한 것에 따르면 북한의 무인기 도발에 앞서 조짐이 있었다는 거 아니에요. 시험 문제를 보고도 빵점 받았던 거죠. 문재인 정부건 윤석열 정부건 정치와 안보집단 무능에 대한 비판을 피해갈 수 없어 보입니다.
●서울 휘저은 北 무인기…전술핵 위협 본격화?
▷조아라 기자

북한의 두 번째 의도도 거론되는데요. 북한은 과거 무인기 날릴 때마다 우리 군의 핵심시설을 찍었었거든요. 북한은 앞으로 차후 큰 도발을 위해서 정탐 위한 목적으로 무인기를 날린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신석호 부국장

그건 정확히 맞는 얘기죠.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모든 군사훈련에는 목적이 있어요. 대한민국 골탕 먹이려고 훈련했다는 건 군을 잘 모르는 학자들의 얘기에요. 그리고 하나만 보면 안돼요. 큰 그림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으로 봐야 하죠.

큰 그림이 뭘까요. 저는 핵·미사일로 대한민국과 일본을 공격하고 여기에 대응하려는 미국을 ICBM으로 공격한다는 거라고 봅니다. 이번 무인기 작전도 큰 그림에 도움 되는 정보를 가져가려고 하겠죠. 또는 무인기 공격에 대한 우리 군의 대응능력 보려고 했을 수도 있고요.

첫 번째 키워드가 ‘전술핵’이라면 두 번째 키워드는 ‘서해’라고 봅니다. 서해는 가장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지역이에요. 북한은 미군이 그은 NLL(북방한계선)을 인정하지 않고 백령도, 연평도도 본인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잖아요. 군에서 거론되는 시나리오 중에 하나가 북한이 이 섬들을 점령하려 하고 거기에 대응하면 핵무기 공격을 할 수 있다는 건데요. 그런 차원에서 이번에 서해로 무인기가 날아와 서울 상공에서 훈련을 했다고 볼 수도 있는 겁니다. 지금 군 전문가들은 북한이 전술핵을 가졌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데요. 제일 먼저 어디에서 사고칠거냐, 서해가 가장 위험하다고 봅니다.
●다음 도발은…‘남북 화약고’ 서해를 주목하라
▷조아라 기자

일단 서해를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요. 일단 북한이 어떤 도발을 가장 먼저 감행할 수 있다고 보세요?

▶신석호 부국장

북한군의 특기가 ‘살라미 전술’(상황별로 세분해 단계적으로 접근)이죠. 현상 타파할 때 한 꺼 번에 하려고 하지 않는데요. 북한군은 예측 불허의 공격으로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할 거예요.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3개월 전에 GPS 교란 전파를 발생한 것도 참고할 수 있죠.

▷조아라 기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해 전략을 수립하는 노동당 전원회의를 열었죠. 무인기 도발 당일에는 “더 격앙된 투쟁 전략을 세우라”고 강조했는데요. 앞으로 북한 도발이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옵니다. 북한이 내년엔 정말 7차 핵실험을 감행할까요?

▶신석호 부국장

전문가들이 북한은 언제든 7차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예측했었고 국정원도 마찬가지였는데 지금 다 양치기 목동이 됐잖아요. 이제 핵실험을 안 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올 때쯤 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북한이 굳이 7차 핵실험을 할 필요가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 있어요. 현재 북한이 단서를 준 건 있습니다. 지난 18일 북한이 준중거리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리면서 정찰위성이라고 했고요, 그러면서 내년 4월까지 완성시키겠다고 했어요. 4월에는 4월 15일, 김 위원장 할아버지인 김일성의 탄신일이 있죠. 김 위원장이 할아버지 탄신일을 기념해 정찰 위성을 핑계로 강력한 장거리 미사일이나 준중거리 미사일을 선보일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것에 수반해서 핵실험을 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겠죠. 확실한 건 대미, 대남 전략 방향은 대화하고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