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6단체장 신년사, 개혁 한목소리
새해를 앞두고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 6단체의 수장들이 29일 일제히 ‘2023년 신년사’를 발표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위기 극복’과 ‘개혁’이 공통적인 메시지로 꼽혔다. 이를 극복할 의지가 담긴 사자성어들도 등장했다.
○ ‘경제 위기’ 공감으로 시작하는 새해맞이
경제단체장들은 올해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와 미중 갈등, 급격한 금리 인상의 여파가 내년에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란 우려를 같이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세계 경제는 기존 질서가 붕괴되고 새로운 질서가 정착되기까지 상당 기간 불확실성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각종 경제지표들은 견고하지 못하고, 방향성에 대한 신뢰도 약해지면서 기업 활동을 더욱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신년사에서 ‘신 냉전시대’라는 표현을 썼다. 허 회장은 “국내외 경기 둔화로 자영업자, 한계기업 등 취약계층의 어려움은 커지고, 글로벌 통상환경의 악화가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에 큰 위험요인이 될 전망”이라고 짚었다.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도 “지난 30년간 이어진 세계화의 흐름이 후퇴하며 상품과 투자의 흐름이 둔화되고 있다”며 “자국 내 제조 역량을 강화하려는 주요국 간 경쟁이 심화되고 국가 간 분업과 협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직격타를 맞은 중소·중견기업계도 한목소리로 위기론을 내비쳤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중소기업·소상공인은 원자재 가격 폭등과 유례없는 인력난에 화물연대의 집단운송 거부로 인한 물류난까지 더해져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웠다”며 힘들었던 한 해 소회를 밝혔다. 이어서 “새해에도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금리 인상이 지속돼 중소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 “위기를 기회로 삼자” 이구동성
이러한 위기 속에서 경제단체장들은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개혁을 이루고 신사업 동력을 지켜내 기회를 도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지나친 규제는 과감히 없애고 혁신을 유도할 수 있도록 규제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세제 개선, 노동시장 개혁에 뜻을 모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이카로스를 닮은 기업가 정신으로 민간 주도 성장 성공에 앞장서자”며 “중견기업 경영 애로를 가중하는 법과 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곧 대한민국 경제의 근본을 강화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자동차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했던 오프라인 신년회를 3년 만에 재개한다고 이날 밝혔다. 내년 첫 근무일인 1월 3일 경기 화성시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신년회를 열기로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신년 메시지와 함께 새해 경영 밑그림을 밝힐 예정이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