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서울시-고양시 공동 추진 2026년까지 세계유산 등재 목표 “성벽 축조기술 발전과정 담겨 등재땐 보호체계 갖춰 관광자원화”
최근 열린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위원회 심의에서 ‘한양도성(위 사진), 북한산성(가운데 사진), 탕춘대성’이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 대상으로 선정됐다. 경기도·서울시 제공
조선 태조 4년(1395년)에 조성된 한양도성(사적 10호)은 1910년까지 서울을 둘러싼 도성으론 가장 오랜 기간 수도 성곽 역할을 했다. 이후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을 겪으며 수도 방위를 강화하기 위해 숙종 37년(1711년) 북한산성(사적 162호)과 탕춘대성(서울유형문화재 33호)을 새로 만들어 ‘한양도성-탕춘대성-북한산성’을 잇는 도성 방어체계가 완성됐다.
북한산성은 왕과 도성 주민 20만 명이 함께 들어가 전쟁을 치를 수 있도록 조성됐다. 탕춘대성은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잇는 성곽이다. 홍성덕 경기도 문화유산과장은 “한양도성, 북한산성, 탕춘대성은 조선시대 성벽 축조 기술의 발전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역사적 가치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 선정
한양도성, 탕춘대성, 북한산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연결해 그린 지도. 경기도 제공
등재 신청은 경기도, 서울시, 경기 고양시가 지난해부터 함께 준비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18세기 조선왕조 수도 방어 시설의 유형과 축성 기술의 특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 잠정목록에 오른 것은 13건이며 그중 우선등재목록에 오른 건 ‘한양도성, 북한산성, 탕춘대성’과 ‘대곡천 암각화군’ 2건이다.
최종 등재 신청 대상이 되면 유네스코에 등재신청서를 제출하고, 1년간 유네스코 자문기구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의 현장실사 등 여러 차례 평가를 거친다. 이후 세계유산위원회 정기총회를 통해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 경기·서울·고양 공동 등재 추진
경기도, 서울시, 고양시는 2026년까지 세계유산에 등재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자체들은 내년 상반기(1∼6월) ‘한양도성, 북한산성, 탕춘대성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 등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당초 지자체들은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의 세계유산 등재를 각자 추진했다. 그러나 한양도성은 2012년 잠정목록에 오른 뒤 2017년 진행된 자문기구 심사에서 ‘등재 불가’ 판정을 받았다. 북한산성은 2018년 문화재위원회 잠정목록 등재 심의에서 부결됐다. 이에 지자체들은 지난해 문화재청 권고에 따라 한양도성, 북한산성, 탕춘대성을 하나로 묶어 세계유산 등재를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이후 지자체와 경기문화재단 연구위원 등 전문인력 17명이 ‘수도성곽과 방어산성 세계유산 등재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한 뒤 협력을 본격화했다. 올 9월 30일에는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세계유산 등재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수도성곽 방어체계와 군사유산’을 주제로 국제학술 토론회도 개최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