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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유동규 “김문기 모른다는 이재명 비겁해… 영화처럼 ‘나한테 왜 그랬어요’ 묻고싶다”

입력 | 2022-12-30 03:00:00

본보 인터뷰서 작심 발언 쏟아내
“대장동 사업은 협잡한 것 맞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민주당 불법 대선자금 의혹 관련 정치자금법위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2.23/뉴스1


“예전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불리해도 진실만 말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죠. 그렇게 비겁한 사람인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 사장 직무대리(사진)는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모처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시민을 이롭게 하겠다는 이 대표의 말을 믿고 돈이라도 마련해 주려고 했던 것이다. 영화 대사처럼 이 대표를 만나면 ‘나한테 왜 그랬어요? 말해봐요’라고 묻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직무대리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 대해 “협잡한 것이 맞다. 정상적으로 진행하지도, 공정하게 진행하지도 않았다”면서 “그 당시 성남시에서 일어난 개발 사업은 모두 이 대표를 통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가 대장동 사업에 대해 모를 수 없었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또 그는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을 모른다’는 이 대표의 발언을 보고 진술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유 전 직무대리는 “김 전 처장은 대장동 사업이 문제가 되니 이 대표를 위해 대장동 Q&A를 만들었을 정도로 헌신했던 사람”이라며 “이 대표가 그렇게 비겁한 사람인지 그때 알았다”고 했다. 이어 “나는 이미 빌런(악당)”이라며 “정의의 사도라서가 아니라 죄인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를 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전 직무대리는 이날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수감 중),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수감 중)에 대해서도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거론하며 “정 전 실장이 ‘김인섭(전 이재명 성남시장 후보 선대본부장)이 하고 있으니 살펴보라’고 해 실무자에게 경과를 물었는데, 이미 시가 용도변경 절차를 마치고 구색 맞추기로 공사를 끼워 넣은 듯했다”며 “백현동 사업은 성남시가 김인섭을 보고 해준 게 아니면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성남FC 의혹과 관련해서도 “성남FC에 간 후원금이 정말 광고 목적이라면 웃기는 일이다. 관중 수가 1등인 구단도 1억 원짜리 광고 한 번 받기 어려운데 어떻게 40억, 50억 원짜리 광고를 받을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유 전 직무대리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초기를 떠올리며 “나는 그들을 보호해주려 했는데 그들은 내 뒤에 숨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정 전 실장이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해 버렸다”며 “검찰 조사 전날 김 전 부원장이 ‘경선이 끝날 때까지 병원에 가 있으라’고 해 상한 음식을 먹었고 ‘(음식물)쓰레기라도 먹으라’고 해 쓰레기통까지 찾아봤다”고 했다. 이 대표 측은 이날 유 전 직무대리의 주장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