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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와 사투 벌였던 美10대, 수영대회 우승

입력 | 2022-12-30 03:00:00

상어에 물려 손목 힘줄-동맥 끊어져
수술후 6개월 물리치료-재활 집중
완전 회복 안됐지만 수영대회 도전



상어에게 물려 중상을 입은 지 20개월 만에 미국 위스콘신주 수영대회에서 우승한 루시 아트. 사진 출처 미국 TMJ4


지난해 3월 상어의 공격으로 손목 힘줄이 끊어지는 중상을 입었던 미국의 10대 소녀가 꾸준한 재활 끝에 최근 미국 위스콘신주 수영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위스콘신주 지역 매체 ‘TMJ4’ 등은 28일(현지 시간) 주 수영선수권대회의 24세 이하 50야드(약 46m) 자유형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한 루시 아트 양(18)을 조명했다.

그는 대회를 약 20개월 앞둔 지난해 3월 플로리다주 해안에서 사촌들과 해수욕을 하던 도중 상어의 공격을 받았다. 다리에 무엇인가 부딪히는 느낌을 받았지만 사촌들이 장난을 치는 것이라고만 여겼다. 곧바로 상어 한 마리가 물 위로 뛰쳐나와 그의 오른쪽 손목과 다리를 물어뜯었다.

반사 신경이 좋았던 그는 침착하게 왼손으로 상어를 때려 쫓아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미 손목의 동맥과 힘줄 4개가 끊어지는 중상을 입은 상태였다. 다리에도 상어의 이빨 자국이 선명하게 남았다. 다행히 해변 인근에서 산책하고 있던 의사가 응급처치를 해줬다. 곧바로 병원으로 이동해 찢어진 부분의 긴급 봉합수술도 받았다.

그는 “구급차 안에서 손을 영영 잃을까 봐 무서워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이후 6개월간 물리 치료와 재활 훈련에 집중한 끝에 다시 수영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한다.

불편한 손목으로 수영 훈련을 하는 것은 무척 어려웠다. 과거 그의 최고 기록은 50야드 기준 25초 13이었다. 부상 여파로 복귀 후 첫 경기인 올 9월의 기록은 25초 79에 그쳤다. 의지를 잃지 않고 꾸준하게 훈련에 매진한 결과 성적이 점차 올랐다. 지난달 대회 결선에서는 23.37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우승 후 언론 인터뷰에서 “손이 다시는 예전처럼 움직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수영 경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결과적으로는 상어의 공격이 대학 진학 후에도 수영을 계속 하고 싶고, 더 잘하고 싶다는 동기를 부여해 준 것 같다”고 했다. 아직 손목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은 만큼 기존 주 종목이었던 자유형보다 단거리 접영을 훈련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