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3년 만에 3할 타율 SSG 최지훈
프로 데뷔 후 올해로 세 번째 시즌을 보낸 최지훈(25·SSG)은 타율과 안타 홈런 타점 도루 장타율 등 모든 공격 지표에서 최고 성적을 냈다. 말 그대로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다. 1, 2번 타자로 경기에 나서 데뷔 후 첫 3할 타율을 남겼다. 최지훈의 올 시즌 타율 0.304는 규정타석을 채운 SSG 타자들 중 가장 높았다. 173개의 안타도 팀 내에서 제일 많았다. 데뷔 후 2년간 6개에 그쳤던 홈런도 올해 10개나 날렸다. 발이 빨라 도루도 31개를 기록하면서 ‘호타준족’ 이미지를 뚜렷하게 심었다. 이 같은 최지훈의 활약은 올해 SSG가 프로야구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첫 경기부터 마지막 경기까지 계속 1위)을 달성하는 데 큰힘이 됐다.
SSG 외야수 최지훈은 데뷔 후 세 번째 시즌이었던 2022년 모든 공격 지표에서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5월 24일 롯데와의 인천 안방경기 9회말에 몸에 맞는 공으로 밀어내기 끝내기 점수를 만든 뒤 좋아하는 최지훈. SSG 제공
프로에 데뷔하기 전까지만 해도 최지훈은 ‘아기’라는 수식어에 더 가까운 선수였다. 키 178cm, 몸무게 70kg가량으로 운동선수들이 말하는 일명 ‘얇은 몸매’였다. 최지훈은 “‘체격이 작다’ ‘몸이 저래서 운동할 수 있겠냐’는 말을 늘 많이 들었다”며 “운동선수로서 자존심이 많이 상했고 그럴 때마다 야구를 더 열심히 해서 무시당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프로 선수가 되면서 최지훈은 체질 개선을 위해 이를 악물었다. 그는 “일단 잘 먹으려고 했다. 먹기 싫어도 끼니를 거르지 않았다”고 했다. 또 최지훈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하루 1시간은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서 근육량과 체격을 키웠다. 그는 “몸을 키웠더니 이번 여름에는 체중이 줄지 않더라. 올해는 ‘몸무게 방어가 잘된 해’”라며 웃었다. 프로 데뷔 후 3년이 지난 최지훈의 몸무게는 82kg이다.
하체 힘을 키우는 노력도 했다. 타석에서 ‘레그킥’(타격할 때 발을 들었다 내리는 동작)을 하는 최지훈은 팀 훈련이나 개인 훈련 시간 외에도 방 안에서 왼발로만 서서 버티는 연습을 하루 100번 이상씩 한다. 자신과 같은 왼손 타자이면서 타격 시 레그킥을 했던 이진영 SSG 타격 코치(42)의 조언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최지훈의 내년 시즌 목표는 골든글러브 수상이다. 최지훈은 올해 3명이 수상하는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에서 득표 순위 4위를 해 황금장갑을 끼지 못했다. 최지훈은 “앞으로 골든글러브를 두 번 받는 게 목표다. ‘짐승’ 김강민 선배가 한 번(2010년) 받았으니 그보다 많이 받으면 나도 ‘아기 짐승’에서 ‘아기’란 수식어를 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