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봉은사가 과거 공무원들의 서류 조작으로 인해 토지를 잃었다며 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서울 봉은사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최근 확정했다.
봉은사는 과거 농지개혁법에 따라 사찰이 보유한 서울 강남구 소재 총 748평을 국가에 팔았다. 농지개혁법 시행 당시에는 경기도 광주군 소재 토지들이었다.
이후 농지개혁사업 진행 과정에서 봉은사가 국가에 매도한 땅 중 748여평은 분배가 이뤄지지 않았고, 1959년과 1970년 사이 봉은사 명의로 다시 소유권보존등기가 이뤄졌다.
하지만 1971년 당시 서울 성동구청 소속 공무원들은 해당 토지의 분배·상환이 완료된 것처럼 서류를 꾸며 타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공무원들은 1978년 허위공문서작성죄 등으로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봉은사는 해당 토지 최종 소유명의자들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 소송을 제기했지만 등기부취득시효가 완성돼 1심에서 패소했고, 이 판결은 확정됐다. 이에 봉은사는 국가를 상대로 695억9130만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이번 소송을 냈다.
변론 과정에서 정부 측은 이번 소송 대상인 토지들이 원래 봉은사 소유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손해배상을 청구할 기간이 지났다고도 했다.
2심은 “이번 사건의 토지는 원소유자인 원고(봉은사)에게 환원됐다고 봐야 하지만, 피고(국가) 소속 공무원들이 분배·상환이 완료된 것처럼 가장하는 방법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이번 소송 대상 토지 가격은 695억1300만원으로 감정됐다. 다만 재판부는 원고가 권리를 지킬 기회를 잃어버린 부분도 있어 국가의 배상 책임을 70%로 한정했다. 2심이 인정한 금액은 약 417억원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