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부동산 통계에서 올해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이 24년만에 가장 많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로 인한 집값 하락과 월세 선호에 따른 전세수요 감소 등으로 2022년 아파트 전세가격은 3.84% 떨어졌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아파트가 입주할 예정이어서 입주물량이 집중된 지역은 전세가격 하락폭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아파트 전세가격은 올해 7월까지 상승세를 보였지만 8월 0.17% 떨어지면서 하락 전환된 뒤 4개월 연속 하락폭이 확대돼 이달에는 -2.30% 변동률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세종 아파트 전세가격이 무려 15.35%나 떨어지면서 전국 하락률 1위를 기록했고, 대구가 -9.29%, 경기 -6.78%, 인천 -6.48%, 서울 -5.45% 등 수도권의 하락폭이 컸다.
이어 ▲대전(-5.05%) ▲부산 (-2.18%) ▲전남(-1.60%) ▲울산(-0.83%) ▲광주(-0.25%) 등이 하락했고, ▲충남(0.56%) ▲충북(0.90%) ▲제주·서귀포(1.58%) ▲경남(2.30%) ▲경북(2.63%) ▲전북(4.73%) ▲강원(8.50%) 등은 상승했다.
실거래가 자료에서도 전세가격 하락세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서울 강남지역에서도 전세보증금이 수억 원씩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는 지난 5월 22억원에 전세계약이 맺어졌는데 10월에는 무려 5억원이나 하락한 17억원에 신규 계약됐다.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 84㎡는 올해 2월3일 보증금 14억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는데 10월에는 같은 면적이 11억원에 신규 계약됐다.
내년에는 전국적으로 아파트 입주물량이 더 늘어나는 만큼 입주물량이 집중된 지역에서는 전셋값 하락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3년에는 올해(33만2560가구)보다 1만9471가구 많은 35만2031가구(임대 포함)의 아파트가 입주할 예정이다.
입주물량 증가로 단기간에 입주가 몰리는 지역에서는 전세가격 하락폭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전세 시세가 기존 보증금보다 낮아져 전세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는 ‘역전세’도 커질 수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높은 대출 이자 부담으로 전세수요가 둔화된 가운데 입주물량이 집중된 지역은 전셋값이 큰 폭으로 내리면서 역전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보증금 미반환 문제로 새 아파트 잔금을 치루지 못하는 사례도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