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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된 MB “국민께 심려끼쳐 송구…대한민국 번영 위해 기도”

입력 | 2022-12-30 14:12:00

신년 특별사면으로 4년 9개월 만에 사면·복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30일 입원 치료를 받아온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다. 2022.12.30 사진공동취재단


이명박 전 대통령이 30일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심심한, 또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뇌물·횡령 등 혐의로 2018년 3월 수감된 이 전 대통령이 4년 9개월 만에 국민 앞에서 처음 육성으로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다. 그는 대한민국의 위기 극복과 경제 번영 등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적으로 해석될 만한 대외적 발언은 일절 나오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한 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으로 향했다. 이 전 대통령의 자택 앞에는 일찌감치 옛 친이계 인사들과 여권 정치인이 모여 이 전 대통령을 맞이했다. 지지자들은 ‘이명박’을 연호하고,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건강하세요’ 등의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내걸었다.

자택 앞에 도착한 이 전 대통령은 측근·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는 등 인사를 나눴다. 그의 옆에는 김윤옥 여사도 함께 있었다. 이 전 대통령은 “우선 우리 이웃 사람에 피해를 줘서 주민에 미안하다”고 입을 뗐다. 그는 이어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심심한, 또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지난 5년 동안 많은 분들이, 특히 젊은층이 저를 성원하고 기도해줬다”며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우리 국민 여러분들께서 많이 힘드셨다. 코로나로 지난 3년간, 특히 기업하시는 분들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크게 위로를 드리고 싶다”며 “이제 새해를 맞이해 세계적 위기를 대한민국이 가장 먼저 극복하기 위해 국민들 모두가 힘을 합쳐야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정의롭고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다시 경제 번영을 통해 국민 모두, 특히 서민층이 일자리를 얻고 복지가 강화되는 좋은 나라가 되도록 국민 여러분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본다. 대한민국의 번영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했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은 정치적인 발언은 하지 않았다. 또 사면 결정 등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더 할 말은 없고, 앞으로 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징역 17년형이 선고된 이 전 대통령은 이달 28일 0시를 기해 신년 특별사면을 받아 사면·복권됐다. 이에 잔여 형기 14년6개월과 미납 벌금 82억 원을 면제받게 됐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