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특별사면으로 4년 9개월 만에 사면·복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30일 입원 치료를 받아온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다. 2022.12.30 사진공동취재단
이명박 전 대통령이 30일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심심한, 또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뇌물·횡령 등 혐의로 2018년 3월 수감된 이 전 대통령이 4년 9개월 만에 국민 앞에서 처음 육성으로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다. 그는 대한민국의 위기 극복과 경제 번영 등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적으로 해석될 만한 대외적 발언은 일절 나오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한 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으로 향했다. 이 전 대통령의 자택 앞에는 일찌감치 옛 친이계 인사들과 여권 정치인이 모여 이 전 대통령을 맞이했다. 지지자들은 ‘이명박’을 연호하고,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건강하세요’ 등의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내걸었다.
자택 앞에 도착한 이 전 대통령은 측근·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는 등 인사를 나눴다. 그의 옆에는 김윤옥 여사도 함께 있었다. 이 전 대통령은 “우선 우리 이웃 사람에 피해를 줘서 주민에 미안하다”고 입을 뗐다. 그는 이어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심심한, 또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지난 5년 동안 많은 분들이, 특히 젊은층이 저를 성원하고 기도해줬다”며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은 정치적인 발언은 하지 않았다. 또 사면 결정 등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더 할 말은 없고, 앞으로 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징역 17년형이 선고된 이 전 대통령은 이달 28일 0시를 기해 신년 특별사면을 받아 사면·복권됐다. 이에 잔여 형기 14년6개월과 미납 벌금 82억 원을 면제받게 됐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