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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유니폼 입는 세터 이원정의 ‘만년 기대주’ 꼬리표 떼기

입력 | 2022-12-30 14:41:00


‘만년 기대주’의 꼬리표를 떼어낼 때다. 27일 트레이드를 통해 GS칼텍스에서 흥국생명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세터 이원정(22)의 이야기다. 프로 데뷔 팀인 한국도로공사에서 시작해 GS칼텍스, 흥국생명까지 어느덧 세 번째 유니폼을 입게 된 이원정이 주전 세터로서의 꽃을 피울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쏠린다.   


선명여고 시절 청소년 대표팀에서 뛰는 등 고교무대 정상 세터로 활약했던 이원정은 프로 데뷔 때부터 주목받았다. 2017~2018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한국도로공사에 지명된 이원정은 데뷔 시즌부터 줄곧 출전 기회를 받았다. 여자부를 대표하는 명세터 이효희(42)의 후계자로 주목받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신인급 선수가 대체하기엔 이효희의 역할이 너무 컸다. 매 시즌 절치부심하며 준비했지만, 코트에만 들어서면 준비했던 만큼 기량이 나오지 않았다. 그게 또 부담이 됐다. 

도로공사에서 세 시즌을 보낸 이원정은 2020~2021시즌을 앞두고 GS칼텍스로 이적했다. GS칼텍스엔 또래 선수들이 많았던 만큼 조금은 부담을 내려놓고 경기를 뛸 수 있게 됐다. 주변에서도 표정이 밝아졌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나 지난 시즌을 앞두고 손목 수술을 받으면서 공백이 생겼고 선배 안혜진(24)은 물론 후배 김지원(21)에게도 자리를 내주는 일이 늘어났다. 올 시즌 GS칼텍스에서 2경기 출전에 그치면서 결국 흥국생명으로 이적하게 됐다. 

지난 시즌 성장의 가능성을 보였던 세터 박혜진(20)이 무릎수술로 전력에서 이탈하긴 했지만 주전 김다솔(25)에 교체자원 박은서(22)가 있는 상황에서도 권순찬 흥국생명 감독(47) 직접 트레이드를 요청한 만큼 당분간 이원정은 꾸준한 기회를 받을 전망이다. 물론 주전세터를 장담할 순 없다. 당장 공격수와의 호흡 등은 끌어올려야 할 문제다.    

그러나 당장 트레이드 후 이틀 만인 29일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3, 4세트 선발로 나서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스스로도 “경기 감각도 떨어져서 이렇게 길게 뛸 줄 몰랐다. 너무 긴장돼서 경기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라고 이적 후 첫 경기 소감을 밝혔다. 세터로서 큰 키(176㎝)에 속하는 이원정은 높이에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장점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공격 종합 1위 김연경(34)과 4위 옐레나(25)라는 든든한 날개 공격수가 있다는 게 세터로서 큰 자산이다. 2위 흥국생명은 29일 선두 현대건설을 꺾으면서 한 경기를 더 치른 상태에서 현대건설과 같은 승점 42가 됐다. 선두 추격의 불을 붙인 흥국생명에 이원정이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