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코로나 유입 비상] 중국發 입국 내달 2일부터 제한 코로나 유입 막기 위해 강력 조치 中서 입국 항공편 줄이고 증편 불허
3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 같은 내용의 ‘중국 관련 코로나19 대응 계획’을 발표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현재 중국발 운항 항공편은 총 65편이다. 인천·김해·대구·제주공항을 통해 국내로 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내년 1월 2일부터 2월 28일까지는 인천공항을 제외한 다른 공항으로 들어올 수 없게 된다. 운행되는 중국발 항공편도 62편으로 줄이고 추가적인 증편도 할 수 없도록 했다.
실제로 최근 한 달 사이 코로나19 해외 유입 확진자 중 중국발 입국자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지난달에는 해외 유입 확진자 1750명 중 19명(1.1%)이 중국발 입국자였지만, 이달 1∼28일에는 해외 유입 확진자 1849명 중 278명(15%)이 중국발 입국자였다.
내달 2일부터 中서 입국자 전원 PCR… ‘우한’때와 달리 선제조치
여행객 검사후에 별도공간 대기… 5일부터 출국전 음성증명도 해야
내달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대비… 中 “교류협력에 영향줘선 안돼”
정부가 중국을 대상으로 국내 입국 문턱을 크게 높인 것은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 데 따른 선제적인 조치로 보인다. 국내 코로나19 유행이 진정되는 상황에서 중국으로부터 유입을 최대한 막지 않으면 그동안의 방역 노력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
○ 입국 전후 코로나19 검사 의무화
정부는 내년 1월 초부터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선 입국 전과 후에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하는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현재 중국 내 코로나19 검사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을 감안하면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 의무화’를 통해 중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제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내년 1월 2일부터 중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온 모든 내·외국인은 입국 이후 하루 안에 PCR 검사를 다시 받아야 한다. 단기 체류(90일 이하) 외국인은 자신이 비용을 내고 공항 검사센터 등에서 검사를 받은 뒤 결과를 확인할 때까지 별도 공간에서 대기한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기할 수 있는 공간은 공항 내에 국토부와 협의해서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내국인과 장기 체류(90일 초과) 외국인은 입국 후 하루 안에 사는 곳 근처에 있는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고 검사 결과를 확인할 때까지 집에 있어야 한다. 비용은 무료다.
○ 중국인 관광객 입국 제한도
올해 한국을 찾은 중국발 입국자는 관광객(약 600명)을 포함해 일일 1100명 수준이다. 정부는 필수적인 외교·공무 등을 제외하고는 이들에 대한 관광 등 단기 비자 발급을 중단한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에 비하면 이미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상태다. 하지만 중국은 그동안 통제해 온 자국민의 해외여행을 내년 1월부터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의 대응책은 앞으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날 것에 대비한 사전 조치인 셈이다. 우리 정부는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 측에 단기 비자 발급 제한 등 방역 강화 조치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브리핑에서 “중국은 시종일관 각국의 방역 조치가 과학적이고 적절해야 하며 정상적인 인원 교류와 교류 협력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비자 등 출입국 관련 사항은 상호주의에 입각해 우리 측과 같은 대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주의 깊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3년 전과 달리 고강도 대책
지 청장은 “우리나라는 중국과 지리적으로 굉장히 인접해 있고 인적 교류가 많다”며 “2020년에도 중국의 영향을 가장 먼저 많이 받은 상황이라서 (이번에도) 선제적으로 입국 전후 검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현재 접종이 진행되고 있는 백신은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이 가능한 백신이다. 이 백신으로 대응하기에 어려운 신종 변이가 등장하면 동절기 추가 접종률이 더 올라도 유행을 억제하기 어려울 수 있다.
유행 상황이 악화되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등 정부의 방역 완화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