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생 르브론 제임스(왼쪽·LA 레이커스)가 자신의 38번째 생일이었던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애틀랜타전에서 2000년생 포워드 오니에카 오콩구의 수비를 뚫고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애틀란타=AP 뉴시스
1984년 12월 30일생인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38번째 생일날 애틀랜타와의 경기에서 47득점 10리바운드 9도움으로 130-121 승리를 이끌었다.
미국 프로농구(NBA) 역사상 38세를 넘은 선수가 45점 이상을 기록한 건 마이클 조던(3회), 카림 압둘자바, 자말 크로포드 이후 제임스가 네 번째다. 또 이 나이에 45득점 10리바운드 5도움 이상을 기록한 건 조던 이후 제임스가 두 번째다.
리바운드를 하나만 더 했다면 제임스는 생일날 최초의 ‘트리플 더블‘을 기록한 NBA 선수가 될 수도 있었다.
대만계 미국인으로 NBA에서 활약했던 제러미 린은 이날 르브론 제임스의 활약에 “르브론이 도움 하나만 추가했으면 트리플 더블이었다니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50, 60득점을 포함한 트리플더블처럼 미친 스탯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르브론, 20년 동안 이런 농구를 한다고?! 말도 안 돼”라고 평했다.
이날 경기 전 팀원들에게 “선물이 있다. 40득점을 하겠다”라고 말했던 제임스는 약속을 곧바로 실천에 옮겼다. 승리 후 제임스는 자신의 활약에 대해 “(내가) 30득점을 해도 경기에서 지길래 40득점을 목표로 했고 이겼다. 간단한 산수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다빈 햄 레이커스 감독은 “경이롭다는 말로도 부족한 선수다. 다만 오늘 활약은 예상됐던 수준이기에 놀랍지는 않다”고 했다.
NBA 통산 득점 1위 압둘자바는 트위터에 “르브론 생일 축하해. 38은 새로운 38388을 위한 숫자”라고 올렸다. 자신이 40년 가까이 보유하고 있는 통산 최다득점 기록(3만8387점)을 르브론이 넘어서길 바란 것이다.
밀워키, 레이커스에서 19시즌 동안 뛴 압둘자바는 레이커스 시절이었던 1984년 4월 통산 득점 1위에 올랐다. 제임스가 태어나기 8개월 전. 이제 제임스는 압둘자바의 통산 득점 경신에 528점만 남겨놓고 있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28.5점을 넣고 있는 제임스는 지금 페이스라면 2월 초 새 기록을 쓸 수 있다.
레이커스에서만 16시즌을 뛰고 은퇴한 레전드 매직 존슨도 트위터에 “내 NBA 큰바위 얼굴에 반드시 들어가는 선수, 제임스의 생일을 축하한다! 언젠가 NBA에서 아들과 함께 뛰고 싶다던 네 꿈이 꼭 이뤄지길 바란다!”라고 적었다.
매직 존슨 트위터
르브론의 장남 브로니 제임스는 2024년 NBA 드래프트에 나올 수 있다. 제임스는 올 시즌 레이커스와 2년 연장 계약을 하면서 2024~2025시즌은 선수 옵션으로 둬 아들이 NBA 지명을 받을 경우 같은 팀에서 뛸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제임스는 지난 20시즌 동안 ‘내 능력에 자신 있다. 또 팀원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준다’는 말을 반복해왔다”며 “르브론은 최근 통산 도움에서도 존슨(1만141개)을 넘어서 역대 6위(1만231개)로 올라섰을 만큼 이타적인 플레이도 펼쳤다. 하지만 자신의 득점에서는 이제껏 통산 야투 성공 1만3856개 중 60%가 넘는 8600개를 도움 없이 혼자 만들었다. 르브론의 가장 큰 득점 메이트는 자기 자신이었다”고 전했다.
지난달 30일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다시 18세로 돌아간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웃고 있는 르브론 제임스. NBA 영상 캡처
제임스는 애틀랜타와의 경기 승리 후 기자회견에서 ‘다시 18세로 돌아간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웃음을 터뜨린 제임스는 “사실 18세 때보다 낫다. 그때는 농구를 할 줄은 알았지만 내가 어떤 선수가 될 지 몰랐다. 열심히 하면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고만 믿었고 그렇게 했다. 요즘 경기장에서 다시 어린아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많다. 재미있고 자유롭게 경기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