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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17조원 ‘유동화어음 폭탄’ 비상

입력 | 2023-01-02 03:00:00

이달 만기 돌아와 시장 경계감
사업장 부실 땐 신용위험 본격화
당국 “리스크 점검해 선제적 관리”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 이후 본격화된 자금시장 경색이 다소 안정되고 있지만 이달 17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만기가 도래하면서 금융시장의 경계감이 이어지고 있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이달 중에 만기가 도래하는 PF ABCP 규모는 약 17조 원(유동화사채 포함)에 이른다. 다음 달과 3월에도 각각 10조 원, 5조 원 규모의 PF ABCP 만기가 돌아온다. 자금시장 경색이 심했던 지난해 10, 11월 PF ABCP를 차환하는 과정에서 만기가 1, 2개월로 줄어든 경우가 늘면서 올 초에 만기가 집중된 것이다.

PF ABCP는 부동산 개발 사업과 관련된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통상 단기로 발행하고 또 다른 PF ABCP를 계속 발행해 상환(차환)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부동산 사업에서 미분양이나 사업 지연이 늘어날 경우 부실이 쌓이고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침체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부동산 PF와 관련한 경계감을 유지하면서 상황에 따라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자금시장 경색이 단지 유동성 위기였다면 올해는 PF 사업장 등에서 부실이 생기며 신용 위험이 본격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이날 신년사에서 부동산 PF를 새해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이 원장은 “긴축적인 통화정책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현실화되면서 올해 실물경제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부동산 PF, 해외 대체투자 등 고위험 자산의 리스크를 집중 점검하고 선제적인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