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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尹 “기득권 매몰된 나라에 미래 없다”… 여야-노사 구분 없어야

입력 | 2023-01-02 00:00:00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기득권 유지와 지대 추구에 매몰된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며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신년사에서 “기득권 유지와 지대 추구에 매몰된 나라에 미래가 없다”며 “대한민국의 미래와 미래세대의 운명이 달린 노동, 교육, 연금 3대 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어떤 개혁이 됐건 ‘기득권’의 저항을 극복하는 것은 중요하다. 다만 기득권 타파엔 정부와 민간, 여야, 노사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내 편 네 편 선 긋기는 안 된다는 얘기다.

윤 대통령의 기득권 비판은 우선 법치주의를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노동계 일각을 향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은 직무 중심, 성과급 중심의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과 귀족 강성 노조와 타협해 연공서열 시스템에 매몰되는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은 차별화돼야 한다는 말도 했다. 연차 중심의 연공급제, 호봉제를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는 공기업의 강성노조 등에 대한 경고로 해석된다.

경영 성과 악화, 청년 고용 축소의 원인으로 꼽히는 공기업, 대기업의 연공급제 임금 시스템을 개혁하는 건 중요하다. 다만 기득권 비판이 국민 공감을 얻으려면 공적 분야의 기득권 타파가 선행 또는 병행돼야 한다. 당장 교육 부문만 하더라도 정부재정 지원을 지렛대 삼아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대학을 좌지우지할 권한을 내려놓지 않으려는 교육 기득권이 여전하다. 세금으로 막대한 지원을 받아 상대적으로 유리한 혜택을 누리는 공무원들의 연금제도 역시 국민들 눈에는 기득권으로 비친다.

신년사에는 화물연대 운송 거부 사태에 대한 정부의 원칙적인 대처가 어느 정도 효과를 보았다고 판단하고, 그 여세로 3대 개혁의 속도를 끌어올리려는 의도도 담겨 있는 듯하다. 하지만 개혁이 특정 분야에만 국한되거나 특정 정치집단을 겨냥한 정치적 계산으로만 활용돼선 곤란하다. 미래를 위한 구조개혁에 노동계와 기업,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가릴 이유가 없다. 여야를 갈라서도 안 된다. 무엇보다 집권 세력이나 새 정부 스스로 민간의 자율성을 옥죄는 기득권에 연연해선 안 될 것이다. 대통령실과 중앙 정부부처 등 ‘개혁 컨트롤타워’가 먼저 자기 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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