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비행 준비한 김포공항 숨은 일꾼들 5423개 등화장비 하나하나 손보고 이륙할 비행기 바퀴 등 꼼꼼히 점검 공항구조대 “안전사고 만반의 준비”
1일 오전 7시 50분경 김포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새해 첫 일출을 배경으로 한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2023년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4시 30분 김포국제공항 활주로. ‘등화’라는 무전과 함께 김포국제공항 32L 활주로에 모든 불이 켜졌다. 김포국제공항의 하루 시작을 알리는 신호이자, 항공기들을 안전하게 맞이할 준비가 됐다는 의미의 점등이다. 1초에 2회씩 수백 m를 빠르게 이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흰색 섬광등도 켜졌다. 공항으로 접근하는 항공기 조종사들에게 “이곳으로 내려야 한다”고 알려주는 가장 중요한 안내등이다.
등화를 담당하는 권혁춘 김포공항 항공등화부 차장은 지난해 12월 31일 모든 비행이 끝난 오후 10시부터 야간근무를 해 공항에서 새해를 맞았다고 했다. 그는 “등화는 안전의 최전선이다. 오늘도 오전 3시부터 활주로에 나가 등화 시설을 점검했다”고 전했다.
1일 새벽 서울 김포국제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 관계자가 비행을 준비하는 아시아나항공 OZ8901 편에 실리는 화물을 살피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김포공항 에어사이드 운영부 통제실은 비행기들을 살피느라 바빴다. 비행기가 제대로 이동하는지, 게이트에 맞게 이동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김상현 에어사이드 운영부 주임은 “비행기별로 게이트를 지정하는데 비행기가 많으면 게이트가 겹칠 수 있다. 통제실에서 이를 빠르게 조율해 줘야 혼란과 사고를 막을 수 있다”며 “바쁜 날엔 정신이 없지만 바빠도 좋으니 여행 수요가 살아나서 항공기가 바글바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해 첫 비행을 숨죽여 지켜보는 이들은 또 있다. 공항을 24시간 지키는 공항 소방구조대다. 구조대원들은 오전 4시부터 소방차와 장비 점검, 공항 순찰 등을 하면서 첫 비행에 대비했다. 비행기 이륙 전이라도 급유나 화물 운송 등 준비 과정에서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응급 환자 대처도 이들의 몫이다. 지난해에만 하루 평균 1회 이상 구급차가 출동했고, 크고 작은 항공기 사고로 출동한 건수도 200회를 넘는다. 이윤구 김포공항소방구조센터 대장은 “사고 발생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사고 수습을 해야 한다”며 “올해 슬로건인 ‘안전한 공항, 우리가 책임진다’에 맞춰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공항을 이용한 여객은 약 8300만 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억5700만 명)의 절반 수준이다. 현장에서 만난 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우리는 코로나와 ‘헤어질 결심’을 이미 다 했다. 항공업계 근로자들은 묵묵히 일하면서 언제든 고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