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돌파 카드로 수출-기술 제시 “500억달러 수주 프로젝트 가동” 신년사, 北-한일관계 언급 없어
“모든 외교의 중심을 경제에 놓고, 수출 전략을 직접 챙기겠다.”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신년사에서 세계 경제 복합 위기를 돌파할 키워드로 ‘수출’과 ‘미래 전략기술’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경제를 11차례, 수출을 6차례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국정 과제에 더해 대통령실 조직 개편에도 수출을 핵심 고려 요소로 둘 정도로 복합 경제 위기 속 해법을 수출에 두고 있다.
윤 대통령은 “우리의 수출 전략은 달라져야 한다”며 “‘해외 수주 500억 달러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인프라 건설, 원전, 방산 분야를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육성할 것”이라며 “무역금융을 역대 최대 규모인 360조 원으로 확대하고, 대한민국의 수출 영토를 전 세계로 확대해 나가기 위해 모든 정책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했다. “세계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경기 침체의 가능성이 크다”며 “복합 위기를 수출로 돌파해야 한다. 수출은 우리 경제의 근간이자 일자리의 원천”이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실시하는 불가피한 금리 인상 조치가 가계와 기업의 과도한 채무 부담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주항공, 인공지능, 첨단바이오 등 핵심 전략기술과 미래 기술시장 선점을 위한 지원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챙기겠다”고도 강조했다. 또 “기업가 정신을 가진 미래세대가 새로운 기술과 산업에 도전하고 그 도전이 꽃피울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정보기술(IT)과 바이오산업뿐만 아니라 방산과 원자력, 탄소 중립과 엔터테인먼트까지 ‘스타트업 코리아’의 시대를 열겠다”며 “미래 전략기술에 대한 투자 역시 선제적이고 과감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약 10분간 발표된 글자 수 1971자짜리 윤 대통령의 신년사에서 북한이나 한일관계 등 외교 안보나 국내 정치 현안에 대한 내용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지난 정부에서 대통령 신년사나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 문제가 빠짐없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윤 대통령이 ‘담대한 구상’이란 대북정책을 발표했지만 북한이 전혀 호응하지 않은 채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을 잠정 보류한 가운데,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출입기자 없이 일부 참모만 배석시킨 채 신년사를 낭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