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기자 soojin@donga.com
○ 당선소감 시
詩의 힘으로 제법 살아가더니… 이젠 詩를 놓을 수 없게 됐다
詩의 힘으로 제법 살아가더니… 이젠 詩를 놓을 수 없게 됐다
권승섭 씨
보드라운 흙 속에서 발아를 기다리는 씨앗의 힘과 같습니다. 너무 섬세하면 예민해지는 구석도 생기기 마련이지만, 한 번 힘을 내면 높이 자라고 깊이 뿌리 내립니다. 그래서 시의 힘으로 살아가는 일이 제법 좋습니다. 겁도 많고, 자주 불안해하고, 연약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지만 시를 통해 일종의 용기를 얻습니다. 그렇기에 시는 제게 놓을 수 없는 것이 됐습니다.
굴림, 느루, 절정 친구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C파트, A파트, B파트를 함께했던 시 전공 친구들에게도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나를 사랑이라고 불러주는, 아가라고 불러주는 두 분께도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2002년 경기 수원시 출생 △명지대 문예창작학과 2학년 재학
○ 심사평 시
‘체험의 일단’을 시적 상황으로 변환시키는 기량 뛰어나
‘체험의 일단’을 시적 상황으로 변환시키는 기량 뛰어나
조강석 씨(왼쪽)와 정호승 씨.
‘묘목원’에 대한 숙고가 있었다. 투고된 작품들이 고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가를 고려함과 동시에 당선작으로 손색이 없는 한 작품을 내밀어 놓을 수 있는가에 대한 의견이 오고 갔다. 그 결과, 심사위원들은 과장과 작위가 없이 단정한 문장을 통해 체험의 일단을 문제적인 시적 상황으로 변환시키는 기량을 믿어보기로 했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사건에서 중층적인 의미가 배어나게 하는 시적 구성도 돋보였다. 군더더기 없이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다.
정호승 시인·조강석 문학평론가(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