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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고교 신입생부터 ‘학점’ 표현…기초학력평가도 확대

입력 | 2023-01-02 07:07:00


 2025년 전면 도입을 앞둔 고교학점제의 정식 적용이 올해부터 시작된다. 올해 신입생들부터 수업 시간이 감소하고 ‘학점’ 표현을 사용하는 등 매년 단계적으로 제도가 확대 도입된다.

올해는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이 시행되는 첫 해로 학교에서 학습 지원대상 학생을 선정하게 된다.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는 초5, 고1에게도 시행한다.

2일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3월 고등학교 신입생부터 50분을 기준으로 17회를 이수하는 기준 수업량을 부르는 말이 ‘이수 단위’에서 ‘학점’으로 변경된다.

고교생이 3년 동안 들어야 할 최소 이수 단위는 204단위에서 192학점으로 변경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신입생이라 느끼지 못할 수 있지만 수업 시간이 1주일에 2시간 정도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스스로 시간표를 짜 수업을 듣고 졸업 요건에 맞는 학점을 채우면 졸업하는 제도다.

교육부는 2021년 8월 고교학점제 단계적 이행 계획을 발표한 뒤, 지난해 1월 고교 교육과정을 개정했다. ‘학점’ 표현이 지난해 특성화고와 산업수요 맞춤형고(마이스터고) 신입생, 올해 모든 고교 신입생부터 적용됐다.

고1 국어, 수학, 영어 등 공통과목에 대해서는 ‘최소 학업성취수준 보장 지도’가 시작된다. 학력 미달 학생 중 희망자에게 적용하며 줄어든 수업시간 등을 활용한다.

시간제 수업을 이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온라인학교도 시범 운영된다. 학점제의 취지인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학생이 배우고 싶은 과목을 학교에서 개설하지 않으면, 학교 승인을 받아 정규 수업 대신 온라인학교의 수업을 들을 수도 있게 된다.

온라인학교 수업은 시험과 수행평가도 실시되고 학교생활기록부에도 기록돼 대학입시에도 쓰일 수 있다. 단, 평가는 절대평가(3~5단계 성취도) 방식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오는 3월 경남을 시작으로 운영을 개시하고, 인천·대구·광주는 시설 등 인프라 구축을 거쳐 9월부터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올해 고교 신입생들에게 학점제 체제가 도입됐다는 체감은 아직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

먼저 내신은 진로선택 과목에만 절대평가인 ’성취평가제‘를 쓰며 공통·일반선택은 상대평가를 유지한다. 고1이 주로 듣는 공통과목은 당분간 9등급제를 적용한다.

지난해 말 확정된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교과(과목) 등은 2025년에 입학하는 신입생부터 적용한다. 다시 말해 올해 고1은 지난해와 같은 문·이과 통합형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그대로 치르게 된다는 말이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내용도 있다. 고1 공통과목에도 절대평가가 적용될 지, 사실상 낙제에 해당해 학점을 따지 못하는 ’미이수제‘를 도입할 지 여부다. 교육부는 이를 올해 2월 고교학점제 시행계획에 담아 발표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84%의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에서 과목 수요조사를 거쳐 시간표를 확정해주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신입생들은 2학년 과목 선택을 9월쯤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 존치 여부를 포함한 새 고교체제 개편 방안도 올해 2월 나올 예정이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해 12월29일 기자간담회에서 “좋은 학교 만들기가 계속 이어졌으면 수직적 서열화 문제가 많이 완화될 것”이라며 “지역에 좀 더 좋은 학교가 많아져야 하며, 좋은 학교가 많아지는 체제를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자사고 등이 유지된 채 고교학점제가 2025년 전면 시행될 경우 이들 학교로의 쏠림이 일어날 것이라는 지적은 계속될 전망이다. 내신 절대평가 체제 속에서 같은 성적을 받아도 대입에서는 출신 학교에 따라 유·불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자사고 경쟁률은 다시 회복세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전국 단위 모집 자사고 10곳의 2023학년도 입학 경쟁률은 1.82대 1로 전년도 1.57대 1보다 상승한 것은 물론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3월 시행된 기초학력보장법에 따른 첫 종합계획 운영이 올해 시작된다. 모든 학교에서는 매 학년도 시작 2개월 이내에 기초학력 진단검사 등을 바탕으로 지원이 필요한 ’학습지원대상학생‘을 선정할 수 있다.

’컴퓨터 기반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자율평가) 대상 학년에 초5·고1이 추가돼 올해 초5~6, 중3, 고1~2에 걸쳐 진행된다. 내년 초3~고2까지 전면 확대한다.

새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초등 1~2학년에 적용되는 내년부터는 읽기·쓰기·셈하기 등 학생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성취기준‘으로 평가 기준을 바꾸게 된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