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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지난해 가계대출 16조 감소…예금은 163조 증가

입력 | 2023-01-02 15:40:00


지난해 계속된 금리 인상 기조에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한 해 동안 16조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역머니무브’ 흐름이 이어지면서 정기예금으로는 163조원이 몰렸다. 다만 최근 예금금리가 답보상태를 보이면서 증가세가 주춤한 모양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2조533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5011억원이 줄었다.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1월부터 감소세를 지속해왔다. 2021년 말보다 16조5194억원이 줄었다. 대출 잔액이 감소한 것은 기존 대출의 상환액이 신규 대출 규모보다 더 크다는 의미다.

최근 5년간 5대 은행의 가계 대출 잔액은 2017년 말 528조3079억원에서 2018년 말 570조3635억원, 2019년 말 610조7562억원, 2020년 말 670조1539억원, 2021년 말 709조529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고금리 기조 속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5대 은행을 포함한 예금은행의 연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2003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02조6670억원으로 2021년 말 910조1049억원보다 줄었다. 지난해 11, 12월 변동분을 반영해도 전년 대비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003년부터 2021년까지 증가세를 지속해왔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513조1416억원으로 전월보다 2조3782억원이 증가했다.

신용대출은 지난해 가계대출 감소세를 견인했다. 지난달 말 기준 잔액은 118조9763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6125억원 줄었다. 신용대출 잔액은 2021년 12월 이후 1년 동안 감소를 지속했다. 금리 인상이 계속되면서 기존 대출의 상환이 이어지고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 침체에 투자 수요가 줄면서 신규 대출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집단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63조90억원으로 전월보다 3642억원이 증가했다.

전세대출 잔액은 131조987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776억원 줄었다. 3개월 연속 감소했으며 감소폭도 커지고 있다. 최근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기존 대출 상환과 전세의 월세 전환이 이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고금리 예금으로 자금 몰려…총수신 전년比 122조↑

5대 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877조24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권 고금리 수신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전년 말보다 122조8829억원 늘었다. 다만 전월보다는 24조1207억원 줄었다.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818조4366억원으로 1년 전(654조9359억원)보다 163조5006억원 증가했다. 최근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가 하락 전환하면서 전월보다는 8조8620억원 줄었다.

올해 은행권의 정기예금 증가액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은에 따르면 예금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해 10월 말 기준 965조318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86조608억원이 증가했다. 지난해 11, 12월 증가분을 더하면 연간 증가액이 20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이는 해당 통계가 시작된 2002년 1월 이후 20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 수신금리가 치솟은 데다 자산시장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시중 자금이 은행으로 향하는 ‘역머니무브’가 심화한 영향이다.

정기적금 잔액은 37조2310억원으로 2021년 말(35조1007억원)보다 2조1302억원 늘었으며 전월보다는 1조1235억원 줄었다.

저원가성 예금인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전월보다 1조3462원 늘어난 624조586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보다는 87조2164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