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열차에 탑승하려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을 경찰이 막아서고 있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2일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하면서 승차를 저지하는 서울교통공사 측과 12시간째 대치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날 오후 8시 55분 “현재 전장연의 열차 운행 방해 불법시위로 인해 4호선 당고개 방면 열차는 삼각지역을 무정차 통과하고 있다”며 “삼각지역을 이용하실 고객께서는 인근 역에 하차해 다른 교통편을 이용하여 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약 50분이 지난 오후 9시 44분경 무정차 통과는 종료됐다.
전장연 활동가들은 새해 첫 출근일인 이날 오전 9시 13분부터 오후 9시까지 12시간째 열차 탑승을 시도하고 있다. 이날 전장연에서는 휠체어를 탄 활동가 70명을 포함해 최대 190여 명이 역사 내에 모였다.
오전 9시 13분 기자회견을 마친 전장연 회원들은 1-1 승강장에서 5분이 표시된 시계를 들고 열차에 탑승하려 했고 서울교통공사 직원은 이를 막으려 했다. 공사 측이 본격적인 승차 저지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후 전장연 회원들은 4-4 승강장으로 이동하면서 열차가 도착할 때마다 “장애인도 지하철에 타고 싶다”며 휠체어를 탄 채 탑승을 시도했다. 경찰과 서울교통공사는 이들을 방패 등으로 막아섰다.
경찰은 이날 오전 삼각지역에 기동대 8개 부대를 투입한 데 이어 오후에는 기동대 11개 부대와 1개 제대를 투입했다.
오후 3시 2분에는 시민 안전을 이유로 당고개행 지하철 4호선 1대가 삼각지역을 무정차 통과했다.
물리적 충돌이 심해지면서 전장연 활동가를 막아서던 경찰관 1명이 다리를 다쳤다. 이날 오후 6시까지 용산소방서에는 삼각지역과 관련해 총 5건의 구급 출동 신고가 접수됐다. 4명은 현장에서 응급 처치됐고 1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서울교통공사는 철도안전법을 근거로 전장연 탑승을 거부하고 있다. 전장연은 지난달 20일 지하철 시위를 중단한 지 13일 만에 다시 지하철 시위에 나섰다. 전장연은 3일 오전까지 역사 내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지하철 탑승 시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