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고독사 실태조사 시행… 고독사 발생률 5년 사이 40% 증가 남성이 여성보다 4배 더 많이 발생, 30대 이하 ‘청년 고독사’도 늘어 극단적 선택 비율이 절반에 달해… 지역사회 연결 고리 구축해야
‘아무도 모르는 임종’을 맞는 인구가 매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독사의 원인으로 1인 가구의 증가를 꼽는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정부가 작년 처음으로 홀로 죽음을 맞은 ‘고독사’ 관련 통계를 공개했다. 보건복지부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독사로 쓸쓸히 생을 마감하는 사례는 2021년 한 해 동안 3000건을 넘겼다. 고독사 발생률은 최근 5년 사이 40% 증가했다. 매년 100명 중 1명은 ‘아무도 모르는 임종’을 맞이했다.
5060 남성 고독사 가장 많아
고독사는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혼자 임종을 맞고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 시신이 발견되는 죽음을 말한다.
연령대는 50대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60대, 40대, 70대순이었다. ‘5060 남성’ 고독사는 지난 5년간 45∼52%를 차지해 단연 비율이 높았다. 서울대행복연구센터 등이 분석한 바로는 남성 50, 60대 중장년층은 건강관리나 가사 노동에 익숙지 않고 실직·이혼 등이 겹치면 삶의 만족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연령대라는 점에서 고독사에 취약하다. 전문가들은 노년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5060세대를 위한 여러 가지 복지 서비스 부족도 원인으로 꼽았다.
지역별로는 지난 5년간 인구 10만 명당 고독사 발생이 전국 평균보다 많은 곳은 부산, 인천, 광주, 충남으로 나타났다. 대전·경기·전남은 5년 내내 매년 고독사가 늘어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곳으로 지적됐다. 시도별 고독사 단순 규모는 5년 동안 경기 3185명, 서울 2748명, 부산 1408명, 경남 1081명, 인천이 1064명 등으로 많았다.
1인 가구 증가가 원인… 지역 연결고리 구축해야
30대 이하 ‘청년 고독사’도 고민거리다. 전체 고독사 중 20, 30대(10대 포함) 비율은 2017년 8.4%에서 2021년 6.5%로 줄긴 했지만 고독사 수는 이 기간 204명에서 219명으로 늘었다. 특히 청년 고독사는 극단적 선택 비율이 절반가량에 달해 다른 연령대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았다. 청년 고독사는 학업·취업 스트레스와 실직으로 인한 사회적 고립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또한 노인들과 달리 극단적 선택으로 인한 경우가 많다. 극단적 선택으로 인한 고독사는 20대 56.6%, 30대 40.2%이다.
고려대 의과대 예방의학교실 이요한 교수 연구팀이 경제활동인구의 사회경제적 요인과 자살의 연관성을 조사한 연구 결과를 보면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이혼한 청년 남성일 경우 자살위험이 17.5배 높았다. 이 교수는 “사회 초년기 청년들은 다양하고 여러 사회적 어려움을 직접 마주하게 되지만 사회적 안전망은 다른 성인 연령층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에 어려움의 무게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고독사는 결국 사회적 고립이 불러오는 파생 현상이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서 연결 고리를 다양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역사회 상점 활용 쿠폰을 배부하고 이용률이 낮으면 집을 찾아가 무슨 문제가 있는지 점검하는 등 지역 밀착형 연결 고리를 촘촘하게 짜야 한다고 충고한다. 우편물이나 물건이 계속 쌓여 있으면 주민자치센터에 알려줄 수 있게 연락망을 구축하는 등 풀뿌리형 제도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청년 고독사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닌 만큼 제대로 된 예방책을 만들기 위해선 정교한 연구가 필요하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