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이 생방송 중 태국의 수도를 소개하며 오른쪽 상단에 대만 자막을 송출했다. 트위터
크리스티 루 스타우트 CNN 앵커(왼쪽)과 윌 리플리 CNN 대만 주재 특파원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트위터
미국의 주요 매체인 CNN이 생방송 도중 태국과 대만을 수차례 혼동해 질타를 받았다.
CNN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새해 전야 생방송(New Year’s Eve Live)을 송출했다. 시차로 인해 아시아 국가들이 수 시간 앞서 2023년을 맞이하자 CNN은 아시아 각국 특파원을 연결해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크리스티 루 스타우트 CNN 앵커는 윌 리플리 대만 주재 특파원과 연결해 “그는 방콕에서 시간을 보냈고 그곳을 잘 안다”고 했다. 스타우트 앵커는 리플리 특파원에게 “당신이 타이베이(대만의 수도)에 있는 걸 안다. 우리는 지금 방콕(태국의 수도) 이야기를 하고 있다. 2023년을 맞은 도시 분위기는 어떤가”라고 물었다.
이후 스타우트 앵커와 리플리 특파원은 몇 분 간 대만과 방콕을 섞어가며 대화를 나눴다. 약 6분이 지나자 리플리는 “세상에…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곳이 방콕인가 대만인가”라며 “방콕엔 훌륭한 음식이 많다. 태국에서 길거리 음식 투어를 해보라”고 했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실시간으로 SNS에 방송 화면을 캡처해 올리며 질타했다. 태국의 한 매체도 “CNN에게는 지리 수업이 필요하다”며 비판했다.
윌 리플리 특파원 트위터
논란이 거세지자 리플리 특파원은 2일 자신의 트위터에 해당 영상을 올리며 “스타우트(앵커)와 저는 두 국가를 혼동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체 영상을 봐 달라. 기술적인 문제가 있던거다. 생방송은 까다롭다(tricky)”며 “혼동한 게 아니라 대만과 태국의 음식, 문화에 대한 우리의 애정을 공유한 것일 뿐이다”고 했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