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통령실 신년인사회 불참에 대해 “‘개밥에 도토리’더라도 청와대 신년인사회를 갔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문 전 의장은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대표가 전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실 신년인사회에 불참한 것을 두고 “(야당 대표를 했던 시절) 대통령 주관 행사에 한 번도 안 빼고 꼭 갔지만, 가면 참 ‘개밥에 도토리’”라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상징성(을 감안해), 국가의 첫날을 시작한다든지 이런 큰 행사에는 그래도 참석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안 간 것은 잘한 일이라고는 생각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문 전 의장은 ‘최소한 정무수석이라도 (이 대표에게) 전화했어야 한다’는 민주당 일각의 지적에는 “그렇다. 충분히 그 심정도 이해가 간다”고 공감했다.
문 전 의장은 또 현재 여야 대치국면을 ‘동물의 세계’, ‘동물농장’ 등으로 비유하면서 “(여야는) 서로 적으로 보면 절대 안 된다. 라이벌로 봐야 한다. 정치라는 건 서로 상생하자는 것인데 그렇게 하면 동물과 뭐가 다른가? 동물은 서로 죽이는 걸로 리더가 되지만, 이건 (정치는) 포용하고 인내하고 서로 ‘같이 가자’ 하면서 인간들이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대처하는 당의 해법에 대해서는 ‘교토삼굴’(狡兎三窟·꾀 많은 토끼는 굴을 세 개 파둔다)이라는 사자성어를 언급하면서 “우리는 전체적인 위기다. 여야 할 것 없이 대한민국의 큰 위기”라며 “토끼의 영민함은 대안을 탁탁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민주당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당의 명운을 분리하기 위한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