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서 신년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 경기 화성시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대강당에서 진행된 2023 현대차그룹 신년회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 회장은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통해 전기차 시대 리더십을 확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화성=뉴시스
“물이 고이면 썩는다. 두려움 없이 새롭게 시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3일 경기 화성시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대강당에서 열린 신년회 겸 타운홀 미팅(전사 회의)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새해 메시지에서 ‘도전을 통한 신뢰와 변화를 통한 도약’을 경영 캐치프레이즈로 소개한 정 회장은 끊임없는 혁신을 강조했다. 임직원들을 앞에 두고 직접 ‘고인 물’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함으로써 변화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3년 만에 대면 형식의 신년회를 진행했다. 특히 남양연구소에서 신년회를 연 것도, 타운홀 방식을 채택한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노사 단체협약에 따라 새해 첫 근무일을 3일로 정하고 있어 다른 대기업보다 하루 늦게 신년회를 열었다.
정 회장은 먼저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성공적인 전동화 체제로의 전환을 시작했다”고 자평했다. 전 세계 전기차 판매 5위권에 진입한 점,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현대 ‘아이오닉5’와 기아 ‘EV6’가 각각 ‘세계 올해의 차’와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한 점 등을 짚었다. 정 회장은 “올해 더 진화된 차량을 개발해 전기차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고 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해 소프트웨어(SW)가 중심이 돼야 하며, 이를 위해 조직 문화 등 시스템이 전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자율주행 레벨5 차량에는 반도체 약 2000개가 들어간다”며 “현대차에 없는 (꼼꼼하게 제품을 만드는) 문화는 반드시 만들어서 가야 한다. 꼼꼼하게 해나가면 전자 회사, ICT(정보통신기술) 회사보다 치밀한 종합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으로서도 올해는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등으로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 회장은 결국 미래 기술과 인재가 위기를 돌파할 핵심 키워드라고 보고 있다. 이번 신년회도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결국 젊고 도전적이며 소통을 중시하는 MZ세대 직원과 정보기술(IT) 인력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정 회장 의지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화성=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