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원내대표 매카시, 의장 투표 강경파 반대로 과반 확보 불투명 의장 뽑힐 때까지 하원 일정 중단
제118대 미국 연방의회의 회기 시작을 하루 앞둔 2일까지도 하원 다수당인 야당 공화당의 내홍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을 탈환했을 때만 해도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58·사진)가 대통령, 부통령에 이은 미 권력서열 3위 하원 의장에 오를 것이 유력했다. 그러나 당내 일부 강경파가 매카시 대표가 집권 민주당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충분히 공격적이지 않다는 점 등을 문제 삼으며 그의 의장 선출을 반대해 새 의회 구성이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 하원은 미 동부 시간 3일 낮 12시(한국 시간 4일 오전 2시)부터 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하원 의장은 전통적으로 다수당 원내대표가 맡는다. 공화당은 지난해 12월 내부 투표를 통해 이미 매카시 대표를 의장 후보로 선출했다.
밥 굿 하원의원(버지니아) 등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매카시 대표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굿 의원은 2일 보수 성향 폭스뉴스에 출연해 “매카시는 ‘늪 카르텔(swamp cartel)’의 일원”이라며 “투표에서 매카시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늪 카르텔’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내 전통 주류 정치인들을 비판하며 사용한 표현이다.
매카시 대표는 1일 강경파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 요구를 수용하고 하원 의장의 해임 요건도 완화했다. 그럼에도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언론은 매카시 대표가 여러 양보에도 여전히 낙선 위험에 처해 있다고 2일 보도했다.
매카시 대표가 의장 선거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 하원은 과반을 확보한 당선자가 나올 때까지 재선거를 실시한다. 가장 최근에 하원 의장 재선거가 치러진 것은 꼭 100년 전인 1923년이다. 하원 의장이 선출될 때까지 상임위원회 구성 등 하원의 주요 일정도 중단된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