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부동산 규제 완화’ 업무보고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제외 분양가상한제-규제지역 전면 해제 분양 아파트 전매제한 기간도 축소
3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정부가 주택 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해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 대한 규제지역을 해제하기로 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를 분양받을 경우 최장 5년간 거주해야 하는 의무를 폐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현재 분양가 12억 원까지만 가능한 중도금 대출을 분양가와 관계없이 받을 수 있게 되고, 분양 아파트 전매제한 기간도 대폭 줄어든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과 규제 지역은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등 4개 구만 남겨 놓고 전면 해제된다.
국토교통부는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국토교통부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최근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며 미분양 우려가 높아지는 등 건설 경기가 급격히 얼어붙자 문재인 정부 때 도입된 대출·세금·분양 등의 규제를 대거 완화하는 방안이 담겼다. 윤 대통령은 이날 “최근 금리 상승으로 부동산 시장 경착륙 위험성이 높다”며 “(기존에 부동산 문제를) 정치와 이념의 문제로 인식했는데, 그렇게 되면 결국 국민이 힘들고 고통받는다”고 말했다.
수도권 분양가상한제 주택에 적용됐던 실거주 의무가 폐지되면 분양받은 아파트가 준공돼도 바로 입주하지 않고 전세를 내줄 수 있다. 분양받은 아파트를 팔 수 없도록 하는 전매제한 기간도 수도권은 기존 최대 10년에서 3년으로, 지방은 최대 4년에서 1년으로 각각 줄어든다. 중도금 대출 규제가 없어지고 1주택자가 청약에 당첨될 경우 기존 주택을 입주 가능일로부터 2년 내 처분해야 했던 규제도 없어진다. 무주택자만 가능했던 미계약 물량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주택 소유자도 가능하도록 한다.
아울러 국토부는 지자체의 그린벨트 해제 권한을 기존 30만 m²에서 100만 m²로 확대하는 등 비(非)수도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규제를 완화하고 반도체, 원자력발전 등 국가전략사업을 위해 비수도권 지자체가 그린벨트를 해제할 경우 총량 규제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급속도로 냉각되는 부동산 시장이 거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으려면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필요하다”며 “다만 현재 금리가 높고 경기침체 우려도 있어 당장 효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