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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쇼트트랙 아닌 축구에서?…韓감독끼리 우승 경쟁

입력 | 2023-01-04 11:15:00


 동남아시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동남아컵에서 한국인 감독 3명이 4강에 올랐다. 양궁이나 쇼트트랙 등 전통적인 강세 종목이 아닌 축구에서 한국인 지도자가 이처럼 각광받는 것은 이례적이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 신태용 감독이 지휘하는 인도네시아는 오는 6일과 9일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겔로라 붕 카르노 경기장에서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준결승을 치른다.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는 오는 7일과 10일 이 대회 준결승에서 태국을 상대한다.

김판곤 감독이 태국을 꺾으면 박항서 감독 또는 신태용 감독과 결승에서 우승을 놓고 격돌한다.

박항서 감독이 2017년 베트남에 진출해 성공 가도를 달리자 다른 동남아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한국 축구를 배우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가 2020년 신태용 감독을, 말레이시아가 지난해 김판곤 감독을 데려갔고 마침내 동남아컵에서 이들이 우승을 놓고 다투게 됐다.

그간 다른 종목들에서는 한국인 감독들이 해외로 진출해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에서 우승 경쟁을 벌이는 일이 있었다.

대표적인 종목은 세계 최강인 양궁이다. 한국인 감독들이 해외 곳곳에 진출해 있다 보니 올림픽 양궁 경기장이 한국인들로 북적일 정도였다.

한국이 종주국인 태권도도 한국인 지도자들이 많이 진출한 종목이다. 다른 나라 선수들의 기량은 올림픽에서 종주국인 한국을 위협할 정도다.

셔틀콕의 황제로 불렸던 박주봉 감독은 2004년부터 일본 대표팀을 이끌며 일본 배드민턴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켰다. 일본 대표 선수들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등에서 한국 선수들에 우위를 보이고 있다.

동계 종목 중 한국의 메달 밭이었던 쇼트트랙에서도 장권옥, 전재수, 김선태, 박해근, 조항민 등 지도자들이 각국에 진출해 한국 기술을 전수했다.

이 밖에 중국 하키팀을 강팀으로 변모시켰던 김창백·김상열 감독도 있다. 볼링과 핸드볼에서도 지도자 해외 진출 사례가 있다.

다른 종목들처럼 한국인 축구 감독들이 외국 축구 수준을 끌어올려 거꾸로 한국 축구를 위협하는 날이 올지 주목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