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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교육감 러닝메이트제, 정당 줄서기 조장할 우려”

입력 | 2023-01-04 14:35:00


서울시교육감인 조희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이 4일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한 교육감 선거 ‘러닝메이트제’ 반대 뜻을 재차 밝혔다.

조 회장은 이날 오후 교육감협 사무처를 통해 낸 신년사에서 “교육감 선거 제도는 교육자치를 훼손하는 방향에서 논의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조 회장은 “러닝메이트제는 현행 교육감 선거 제도에서 나타난 일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될 수 없다”며 “학생과 교육을 생각하기보다는 정당과 정치권에 줄서기를 조장하고,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육감 선거 러닝메이트제’란 현재 분리돼 실시 중인 광역시도지사 선거와 시도교육감 선거를 합쳐, 시도지사와 교육감 후보가 공동으로 출마하는 것을 말한다.

조 회장은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KEDI) 교육여론조사 등을 언급하며 “교육감 직선제 유지 의견이 높게 나오는 것은 국민들의 교육정책 결정에 대한 참여 의지가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선거공영제 도입, 충분한 정책홍보 기회 마련 등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하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해 12월15일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시도지사와 교육감이 러닝메이트로 출마하고 지역 주민들이 선택한다면 그것이 지방 시대, 지방의 균형 발전에 훨씬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지난 2일 시무식에서 “교육·일반자치의 협력을 높이고 지방교육자치의 제도적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러닝메이트 법령도 국회와 함께 심도 있게 논의하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대표적 진보교육감으로 분류되는 조 회장은 중앙 정부의 보수적 정책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조 회장은 5·18 민주화 운동 제외 논란이 일고 있는 ‘2022 개정 교육과정’ 관련, “자유민주주의 표현을 그대로 유지했고 민주시민교육, 생태전환, 노동교육, 제주4·3과 5·18은 미흡하게 반영했다는 지적이 있다”며 “성평등 교육 관련해서는 시대정신과 국제적 흐름에 미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재원 중 일부가 대학을 위한 특별회계로 옮겨진 데 대해서는 “제한적 성과를 얻는 정도에서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이어 “별도의 고등교육교부금법 제정을 통한 안정적인 대학 재정의 확보가 필요하다는 문제 인식은 여전히 살아 있다”고 주장했다.

유치원(유아교육)과 어린이집(보육)의 유보통합에 대해서도 “교육감들과 아무런 논의 없이 추진된다면 현장에서 안정적인 정착과 이로 인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시급하고 중요한 정책일수록 교육부와 교육청이 서로 소통하며 협력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교육에 있어서는 너와 내가 있을 수 없고, 진보와 보수가 있을 수 없다”며 “오로지 학생만을 생각하며 하나 되어 앞으로 나아가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조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새해 교육감협의 주요 추진 사업으로 2022 개정 교육과정 확정에 따른 지역별 교육과정 운영 지원, 지역간 정책 공유와 협력, 교육현안 의견 수렴 창구 확대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