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림천을 사이에 두고 지하철 신도림역과 도림동을 잇는 보도육교가 2일 밤과 3일 새벽 사이에 엿가락처럼 휘어 주저앉았다. 추운 밤이라 다리와 그 아래 천변 산책로를 지나는 사람이 없어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철제 소재로 된 다리는 올겨울 기온차가 심해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다가 재질이 변형된 끝에 휘어졌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영등포구에 따르면 이 다리는 상·하반기 한 번씩 정기점검을 받는데 가장 가까운 지난해 12월 정기점검에서 안전 A등급을 받았다. 육안 점검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31일 인근 아파트 주민에 의해 행정안전부 ‘안전신문고’에 아치형 외형이 직선으로 바뀌는 등 붕괴 조짐이 보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행안부로부터는 2일 오후 4시쯤에야 신고 내용이 구청에 전달됐다. 구청에서는 담당 직원이 그날 저녁에 현장에 나가봤다고 하는데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고 그날 밤 다리가 주저앉았다.
이 다리는 만들어진 지 6년밖에 되지 않았다. 시행사는 재작년 폐업한 것으로 보아 견실한 회사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교각이 없는 아치 형태로 아무리 보도교라고 하지만 폭은 2.5m에 불과한 반면 길이는 무려 104.6m에 이르러 안전감을 주지 못했다. 준공 당시부터 철제 다리가 길이에 비해 폭이 너무 좁아 쉽게 변형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