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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월드컵’에 K축구 열풍… 한국감독 3개국 4강 안착

입력 | 2023-01-05 03:00:00

박항서-신태용-김판곤 감독
미쓰비시컵 우승컵 놓고 격돌
10개 참가국 모두 외국인 지휘
일본인 사령탑 2개국은 탈락




한국인 감독들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세 나라가 동남아시아 축구선수권대회(미쓰비시컵) 4강에 나란히 올랐다.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이 대회에는 모두 10개국이 참가했고 A, B조로 나뉘어 5개 팀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 2위가 4강에 진출했다. 10개 팀 모두 외국인 지도자가 사령탑을 맡았는데 일본인 감독이 2명, 유럽 출신 감독이 5명이다.

이번 대회 4강 진출 팀은 태국(A조 1위), 인도네시아(A조 2위), 베트남(B조 1위), 말레이시아(B조 2위)다. 박항서 감독(64)이 베트남, 김판곤 감독(54)이 말레이시아, 신태용 감독(53)이 인도네시아 지휘봉을 잡고 있다. 태국은 브라질과 독일 이중국적자인 알렉산드레 푈킹 감독(47)이 이끌고 있다. 일본인 지도자인 히로세 류(67)가 감독, 혼다 게이스케(37)가 총감독을 맡은 캄보디아는 A조 3위, 니시가야 다카유키(50)가 감독인 싱가포르는 B조 3위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혼다가 4일 캄보디아 총감독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전했다.

박항서

대회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노리는 베트남은 3일 조별리그 최종전 미얀마와의 경기에서 3-0 승리를 거두고 무패(3승 1무)로 4강에 진출했다. 2017년 베트남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박 감독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박 감독은 베트남 대표팀을 지휘한 지 1년 만인 2018년에 팀을 이 대회 정상으로 이끄는 지도력을 발휘하며 ‘한국의 히딩크’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2008년 이후 10년 만이자 통산 두 번째 우승이었다.

김판곤

김 감독이 지휘하는 말레이시아는 같은 날 싱가포르에 4-1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진출했다. 두 팀 간의 조별리그 최종전 전까지는 싱가포르가 승점 7로 말레이시아에 1점 앞서 있었다. 말레이시아는 비겨도 탈락하는 상황에서 3골 차 완승을 거두고 ‘파이널 4’에 이름을 올렸다. 말레이시아는 대회 최다(6회) 우승국인 태국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김 감독은 싱가포르전 승리 후 “선수들이 오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며 “빨리 회복해서 태국과의 준결승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신태용

신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는 전날 필리핀을 2-1로 꺾고 조별리그를 무패(3승 1무)로 통과했다. 태국과 같은 승점 10을 기록했지만 골 득실차에서 두 골이 뒤졌다. A조 2위로 4강에 오른 인도네시아는 B조 1위의 베트남을 만나게 되면서 한국인 감독끼리의 맞대결이 이뤄졌다. 박 감독은 “인도네시아의 최근 경기를 보면 신 감독 부임 후 선수들의 체력과 팀 전술이 한 단계 성장했다”면서도 “내가 베트남 대표팀을 맡은 이후로는 인도네시아에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 대회에서 준우승만 6번을 한 인도네시아는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한다. 김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가 준결승에서 태국을 꺾으면 한국인 지도자 간의 결승전 맞대결이 성사된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